[뉴스토마토 정경진기자] KDB대우증권이 올 들어 업계 처음으로 희망퇴직을 실시할 예정인 가운데 이같은 움직임이 다른 증권사로 확산되지는 않을 전망이다.
이미 많은 증권사들이 지난해부터 지점 축소 등 구조조정을 진행하면서 인력규모를 줄인데다, 계약직 직원들이 많은 업계의 특성상 자발적인 퇴사자가 많아 희망퇴직을 시행할 필요성이 적기 때문이다.
KDB대우증권은 28~29일까지 이틀 동안 7년차 이상 과장·차장급 정규직 직원을 대상으로 희망퇴직 신청을 받아 수요를 파악한 뒤 오는 31일 대상자 규모를 결정할 계획이다.
희망퇴직자들에게는 근속 연수에 따라 학자금과 복리후생비 등을 포함해 최대 30개월치 위로금을 지급을 방침이다.
대우증권 관계자는 "2년 전 명예퇴직을 한 뒤 인력 구조조정을 하지 않은 상황에서 일부 지점 영업사원을 중심으로 희망퇴직을 원하는 수요가 있어 시행하게 됐다"고 말했다.
하지만 대우증권의 이번 희망퇴직이 추가적인 명퇴 바람으로 이어지기는 힘들어 보인다.
희망퇴직을 검토하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던 A사 관계자는 "2년 전 명예퇴직을 실시한 이후 인위적인 인력 구조조정을 전혀 시행하지 않았다"며 "현재로서는 명퇴를 시행할 계획이 없다"고 말했다.
또 다른 B사 관계자도 "어떠한 형태의 희망퇴직도 검토하고 있지 않다"고 강조했다.
C사 관계자는 "이미 지난해까지의 구조조정을 통해 인력이 최소화된 상태이며, 그동안 힘들었던 것을 털어내고 잘 해보자는 분위기여서 희망퇴직은 고려하지 않고 있다"고 설명했다.
일부에서는 오히려 현재보다 채용인원을 늘리겠다는 계획을 갖고 있다.
D사 관계자는 "사장이 우수 인재를 채용하자는 입장을 갖고 있기 때문에 희망퇴직은 검토 대상이 아니다"고 말했다.
증권 업계의 관행화된 인력구조도 인위적인 구조조정의 필요성을 퇴색시키고 있다.
영업지점의 경우 정규직원보다는 실적에 따라 급여가 결정되는 계약직원들이 많아 업황에 따라 상시적으로 자발적인 인력구조조정이 이뤄지고 있기 때문이다.
업계 관계자는 "계약직원들은 업황이 부진해 실적이 줄어들면 자연스럽게 살 길을 찾아 떠나기 때문에 인위적으로 인원을 조정할 필요가 없다"고 말했다.
문제는 상대적으로 인력운용이 자유스럽지 못한 정규직 직원들이지만, 명퇴를 추가적으로 시행해야 할 만큼 상황이 악화되지는 않을 것으로 예상된다.
한 증권사 임원은 "이미 많은 증권사들이 지점 통폐합이나 축소 등을 통해 최소한의 인력을 유지하고 있다"며 "업계가 현재 불황을 겪는 건 사실이지만 시장이 살아났을 때를 대비하기 위해서라도 명퇴를 하려는 곳은 많지 않을 것"이라고 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