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스토마토 이혜진기자] 최근 외국인의 매도세가 추세적 이탈은 아닐 것이라는 분석이 나왔다.
한치환 KDB대우증권 투자전략팀 연구원은 29일 한국거래소에서 기자간담회를 열고 "뱅가드 펀드가 추종지수를 변경하면서 생긴 매물 부담을 인정하더라도 최근까지 부진했던 외국인 수급이 추세적으로 이어지지는 않을 것"이라고 밝혔다.
뱅가드는 글로벌 상장지수펀드(ETF) 운용사로 세계 3대 자산운용사로 꼽힐 만큼 운용 자금의 규모가 크다. 지난해 이 운용사는 신흥국에 투자하는 비중이 높은 이머징마켓(EM) ETF의 벤치마크를 기존의 MSCI에서 FTSE로 변경한다고 밝혔다.
FTSE EM ETF에는 한국이 포함되지 않기 때문에 뱅가드는 기존 MSCI EM ETF에 담겨있던 물량을 오는 7월까지 처분할 예정이다. 이에 따라 시장에서는 국내 증시에서 80억~90억달러가 빠져나갈 가능성이 제기되고 있는 상황이다.
한 연구원은 "뱅가드의 추종 지수 변경에 따른 국내 증시 이탈 금액은 일 평균 666억원으로 추정된다"며 "그러나 이를 글로벌 자금의 전방위적 이탈로 보기는 어렵다"고 설명했다.
지난해 말 시장에 영향을 끼칠만한 특별한 정책이 없었음에도 외국인 매수세가 이어졌다는 점을 고려하면 최근 뱅가드발 부진은 일시적일 것이란 분석도 이어졌다.
한 연구원은 "지난해 미국과 유럽계 자금의 매수세가 양적완화 등 강력한 통화정책이 도입된 시기에만 강하게 유입됐다는 점을 감안해야 한다"며 "연말에 나타났던 매수세는 앞으로 경기가 회복될 것이란 기대감이 반영된 것으로 판단해야할 것"이라고 말했다.
한편 향후 국내 증시 흐름에 따라 주목해야 할 업종으로 신정부 출범 후 수혜가 예상되는 미디어, 유틸리티, 증권업종과 구조적 리스크가 완화되고 있는 은행, 건설업종이 선정됐다. 중국 경기 회복 시 부각될 철강, 화학, 조선, 해운 업종도 관심 업종으로 제시됐다.
한 연구원은 "크게 신정부, 회복, 중국이라는 키워드로 투자 전략을 세워야 한다"며 "아직 뚜렷한 대안으로 보기는 어려울 수 있지만 단기적으로는 주목해야 할 것"이라고 조언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