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스토마토 신익환기자] 최근 엔저현상과 외교문제 등으로 일본 관광객이 크게 감소하면서 국내 대형항공사들의 시름이 깊어지고 있다.
중국과 동남아 등 전 지역에서 한류열풍 등으로 외국인 관광수요가 증가했지만, 단거리 노선 중 수익성이 좋은 일본 여객 수요 감소가 업계에 타격을 주고 있다.
30일 한국관광공사에 따르면 지난해 9월 한달 31만명이 입국했던 일본인 관광객은 매달 꾸준히 줄어 12월엔 25만명으로 급감했다. 지난 2011년 4분기와 비교해서도 24% 가량 줄었다.
이는 곧바로 지난해 4분기 실적발표를 앞두고 있는 항공업계에 적지 않은 영향을 미쳤다.
먼저 지난해 3분기 여객 부문 사상 최대 실적을 기록한 대한항공은 4분기 실적 전망이 밝지 않다.
실제 지난해 3분기 여객 매출은 지난 2011년 대비 7%(1473억원) 증가한 2조279억원을 기록했다. 승객이 크게 늘어남에 따라 3분기 국제 여객 전체 수송객 수는 470만2000여 명, 탑승률은 82%로 각각 사상 최대치를 달성했다.
하지만 4분기는 상황이 반전됐다. 화물부문 물동량 축소와 여객부분에서 주요 노선인 일본과 중국 노선 부진으로 매출액이 감소했다.
특히 여객 매출액은 전년동기 수준으로 보이지만 일본노선의 경우 엔저효과 및 외교문제에 따른 수요 부진, 이에 따른 저가티켓 판매로 일본노선 매출액은 약 15~20% 가량 감소할 것으로 전망된다.
증권업계 관계자는 "지난해 12월 대한항공을 이용한 일본인 입국자 수는 전년동기 대비 40%나 감소했다"며 "한-일 노선에서 일본인의 비중이 높기 때문에 적지 않은 타격이 예상된다"고 설명했다.
이어 그는 "일본 노선과 중국 환승수요 부진이 지속되면서 단기간에 실적이 크게 개선되기는 어려울 것"이라며 "다만 올해 원화기준 유가가 하락할 가능성이 높아 중기 주가 전망은 밝다"고 전망했다.
아시아나항공 역시 지난해 가을부터 나타나기 시작한 일본노선 수요 침체의 영향을 받았다.
국제여객 매출 중에서 일본 노선이 차지하는 비중이 지난 2012년 3분기말 기준 20.5%로 과거에 비해 낮은 수준이지만 대한항공에 비해 여전히 5%p 이상 높은 상황이다.
특히 일본 노선은 수익성이 상당히 좋은 노선이기 때문에 실적에 미치는 영향이 클 수 밖에 없다. 하지만 일본노선을 제외한 중단거리 노선과 최근 공급을 확대한 미주노선의 경우 수요가 양호하기 때문에 어느정도 상쇄 가능하다는 분석이다.
증권업계 관계자는 "아시아나의 경우 지난해 장거리노선의 본격적인 확대를 통해 3분기 기준 미주와 구주노선 매출 비중이 전년동기대비 각각 1.9%p와 0.3%p 증가했다"며 "일본노선 수요 급감에 따른 손실을 어느 정도 충당할 수 있을 것으로 보인다"고 설명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