흥국생명·화재, 서브프라임 투자 손실액 돌려받는다

입력 : 2013-02-07 오후 3:41:17
[뉴스토마토 이지영기자] 흥국(010240)생명과 흥국화재(000540)가 미국 서브프라임 사태로 인한 손실금액의 일부를 돌려받는다.
 
당시 부채담보부증권(CDO)을 판매했던 골드만삭스와 약 2년간의 소송 끝에 골드만삭스 측의 불완전판매 혐의가 인정돼 양측이 합의한 것이다.
 
7일 보험업계에 따르면 흥국생명·화재는 당시 부채담보부증권(CDO)을 판매했던 골드만삭스와 소송을 취하하는 조건으로 손실액의 40%(206억원) 가량을 돌려받기로 한 것으로 알려졌다.
 
흥국생명과 흥국화재가 이번에 손실 금액을 일부 배상받으면 국내 금융사가 외국 투자은행을 상대로 불완전 판매를 인정받아 피해액을 돌려받는 첫 사례가 될 전망이다.
 
이에 따라 서브프라임 위기 직전에 CDO에 투자했다가 손실을 보고 소송을 진행 중인 우리은행과 농협 등 국내 금융회사들과 국제 투자은행간 소송 결과에도 적지 않은 영향을 미칠 것으로 예상된다.
 
부채담보부증권은 회사채나 금융기관의 대출채권, 여러 개의 주택담보대출을 묶어 만든 신용파생상품의 일종이다.
 
이 상품은 2007년까지 높은 인기를 구가했지만 2008년 미국 서브프라임 모기지 사태가 불거진 후 채권 가격이 폭락하면서 주요 금융회사 등 투자자들이 큰 손해를 입었다.
 
이에 CDO에 투자했던 흥국생명·화재는 골드만삭스가 이 상품에 대한 위험성을 알리지 않았다며 손해배상 청구소송을 제기했다.
 
골드만삭스는 이를 적극 부인했지만, 흥국생명과 화재에서 제시한 증거가 골드만삭스에게 불리하게 적용될 것으로 예상되자 손실금의 40%를 돌려주는 조건으로 합의를 본 것으로 알려졌다.
 
업계 관계자는 "골드만삭스측이 흥국생명과 흥국화재가 입은 투자손실금의 40%(약 206억원)를 배상하기로 합의함에 따라 소송을 취하했다"며 "소송 비용을 제외하고 흥국생명은 144억원을, 흥국화재는 약 51억원 가량을 되돌려 받게 됐다"고 말했다.
 
흥국생명 관계자는 "CDO와 관련해 골드만삭스와 소송을 취하하는 과정에 있으나 아직 손실 금액이 회수된 게 아니다"면서 "합의로 투자금을 돌려받는 경우이다보니 골드만삭스 측의 입장을 고려해 해당부서에서 모든 사실에 대해 함구하기로 했다"고 말했다.
 
흥국생명과 흥국화재는 서브프라임 사태가 발생하기 직전인 2007년 3월 골드만삭스로부터 CDO상품인 ‘팀버 울프’에 4700만달러를 투자했다가 전액 손실을 보자 2011년 3월 골드만삭스가 CDO에 대한 위험성을 알리지 않았다며 뉴욕연방법원에 손해배상 청구소송을 제기했다.
 
이어 같은해 6월에는 골드만삭스 홍콩지점 직원과 본사 직원 9명을 상대로 서울지방경찰청에 고소하는 등 강력 대응해왔다.
 
당시 흥국생명과 흥국화재는 골드만삭스가 판매한 팀버울프가 매우 위험한 상품이었음에도 안전하고 높은 수익을 보장할 수 있다고 불완전판매를 했다며 골드만 삭스 측과 주고받은 메일 등을 증거자료로 제출했었다.
 
한편 동부화재, 현대해상 등 나머지 금융사들은 당시 CDO에 투자했다가 전액 손실을 봤으나 소송없이 피해액을 손실처리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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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지영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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