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스토마토 차현정기자] 재형저축펀드 시장 선점을 위한 자산운용업계 경쟁이 본격화할 전망이다. 오는 3월6일 재형펀드 첫 출시를 앞둔 자산운용사들의 펀드상품이 속속 공개되면서 경쟁구도의 윤곽이 드러났기 때문이다.
21일 금융감독원에 따르면 이날 현재 27개 자산운용사의 77개 재형펀드 상품이 신고서 접수를 마쳤다. 이 가운데 23개 자산운용사의 71개 상품은 내달 6일부터 신고효력이 발생해 판매가 가능해진다. 나머지 4개사의 6개 상품은 이튿날인 7일부터 투자할 수 있다.
재형펀드 출시는 앞서 많은 이들의 이목을 집중시켰다. 올 초 소득세법 개정으로 18년 만에 부활했다는 점이 배경이 됐다.
◇재형펀드 출시 임박..대부분 ‘채권형’
한국투자신탁운용은 총 9개의 상품을 내놨다. 동양·신한BNP파리바자산운용은 각각 7개를 출시한다. 미래에셋·삼성·한화자산운용은 5개, ING자산운용은 4개의 상품을 선보일 예정이다.
이어 마이다스·우리·하나UBS(3개), 동부·신영·IBK·트러스톤·피델리티·하이·KB자산운용(2개), NHCA·유진·프랭클린템플턴·현대·KTB자산운용·한국투자밸류(1개) 순이다.
이밖에 KDB산은자산운용의 3개 상품과 교보·대신·메리츠자산운용의 1개 펀드는 다음달 7일 출시된다.
(자료: 금융감독원)
상품 대부분은 채권형과 채권혼합형이다. 71개 전체 상품 가운데 채권혼합형(28개)과 채권형(22개) 펀드 비중이 절반을 넘는 것이다.
박수진 한국투신운용 상품컨설팅본부 팀장은 “주요 투자대상을 해외채권이나 국내채권 위주로 해 비과세 혜택을 최대한 누릴 수 있도록 했다”며 “상품출시 방향이 중위험·중수익 상품 위주기 때문에 꾸준한 인컴을 추구할 수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
국내주식형펀드의 경우 이미 양도소득세 비과세 혜택이 적용되고 있다는 점도 세제혜택 효과가 두드러지는 채권형펀드가 대세가 된 요인이다.
◇“7년은 묻어둬야”..중도 해지 시 세제 혜택 ‘0’
무엇보다 비과세 상품이라는 점이 부각된다. 연봉 5000만원 이하 근로자와 연소득 3500만 원 이하 자영업자가 7년 이상(최대 10년) 가입하면 이자소득세가 면제된다. 2015년 12월 31일까지 가입자에 한해 비과세 혜택이 주어진다.
다만 7년 이전에 해지하거나 제3자에게 양도하면 세제 혜택이 없다. 7년 만기가 왔을 때 3년 이내로 연장할 수 있는데, 연장기간에 해지해도 기존 7년에 대한 비과세 혜택이 사라진다. 재형펀드 계약기간이 끝난 뒤 발생하는 소득에 대해서는 일반 과세되는 것이다.
가입한도는 제한을 뒀다. 모든 금융기관을 통해 연 1200만원, 분기별 300만원 이내로 동일하다.
재형펀드는 일반펀드에 비해 판매보수와 운용보수가 30%가량 저렴해 비용 절감 효과가 있다.
하지만 원금 손실 가능성이 있기 때문에 신중하게 선택해야 한다.
김경영 금융감독원 상품심사1팀장은 “표준판매 권유준칙에 따라 판매사로 하여금 원금 손실 가능성 등 펀드 위험에 대한 설명은 물론 7년 중도 해지 시 세제 혜택이 없어진다는 점 등의 설명을 하도록 제도를 운용 중”이라고 말했다.
그는 “투자자들이 투자 목적과 투자 성향을 분명히 해두는 것이 최우선돼야 한다”고 당부했다.
해당펀드 운용사의 모(母)펀드를 중심으로 살펴보는 것도 중요하다.
박수진 팀장은 “신규로 출시되는 상품일지라도 대부분 모자(母子)형 펀드로 출시되는 만큼 모(母)펀드의 설정액 규모나 성과를 참고할 수 있을 것”이라고 설명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