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스토마토 이혜진기자] 다음달 코스피 지수는 1940선에서 2060선까지 움직일 것이라는 전망이 나왔다.
곽병열 유진투자증권 연구원은 26일 한국거래소에서 기자간담회를 열고 "글로벌 정치 리스크가 해소되는 과정에서 다음달 증시는 기간 조정 후 회복 국면에 들어설 것"이라며 이같이 밝혔다.
곽 연구원에 따르면 현재 시점에서 국내 증시에 영향을 줄 만한 이벤트로는 우선 이탈리아 총선이 꼽힌다.
출구조사와 중간 개표 결과에 따르면 현 이탈리아 정부의 개혁을 지지해 온 민주당이 하원에서는 1당 자리를 차지했지만 상원에서는 과반을 확보할 가능성이 낮다. 이에 재선거가 유력해지면서 정치 불안이 지속될 것이라는 우려가 나오고 있다.
목전에 닥친 미국 시퀘스터 발동도 그간 코스피 지수의 상승을 제한해 온 리스크 요인 중 하나다. 시퀘스터란 미국의 정부 예산이 자동으로 감축되는 프로그램을 의미한다.
이 프로그램이 진행되면 오는 2021년까지 모두 1조2000억달러의 연방 정부 예산이 줄어든다. 이 경우 올해부터 1100억달러의 예산이 삭감되기 때문에 미국을 비롯한 글로벌 경기가 한꺼번에 충격을 받을 가능성이 제기됐다.
유진투자증권은 이같은 글로벌 정치 리스크가 단기적으로는 경계 요인이 될 수 있겠지만 다음달 초부터는 점차 해소될 것으로 전망했다. 이탈리아가 재선거에 돌입할 것을 가정해도 최악의 상황까지 가지는 않을 것이란 분석에서다.
곽 연구원은 "이번 이탈리아 총선 정국은 지난해 '그리스 트라우마'를 떠올리게 하지만 현재 베를루스코니가 정권을 잡을 것이 확실한 최악의 상황은 아니지 않느냐"며 "이벤트가 종료되는 시점에서 글로벌 증시가 다시 상승할 가능성이 높다"고 설명했다.
미국발 시퀘스터도 민주당과 공화당 간에 어느 정도 불협화음은 있겠지만 양당이 결국 합의에 이를 것으로 예상됐다. 지난달 세입 부문에 대한 부분 타결이 이뤄져 일부 불확실성이 이미 제거됐다는 점도 낙관적 전망에 힘을 더했다.
중국 경기가 지난해 3분기 저점을 찍은 후 4분기부터 바닥을 탈출하는 움직임이 포착된 점도 주목해야 할 것으로 보인다. 곽 연구원은 "다음달 전국인민대표대회(전인대)에서 차기 정부의 경기 부양 밑그림이 가시화되면 주가도 방향을 잡을 것"이라고 말했다.
곽병열 연구원은 "3월 증시는 간단히 '흐린 후 갬'이라는 표현으로 요약해 설명할 수 있다"며 "당장 의미있는 반등을 기대하기는 어렵지만 각종 글로벌 리스크의 경우 결국에는 해소될 종류의 이벤트라는 점을 감안해야 할 것"이라고 덧붙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