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스토마토 최기철기자] 다투던 사람의 팔꿈치를 승용차 사이드미러로 치고 도주한 경우에는 ‘위험한 물건’을 이용해 폭행한 것으로 볼 수 없다는 대법원 판결이 나왔다.
정황이나 피해정도를 따져 위험한 물건에 해당하는지를 판단해야 한다는 취지로, 자동차를 위험한 물건이 아니라고 판단한 것은 아니다.
대법원 3부(주심 김신 대법관)는 승용차를 이용해 폭행한 혐의(폭력행위 등 처벌에 관한 법률) 위반으로 기소된 현모씨(50)에 대한 상고심에서 집행유예를 선고한 원심을 깨고 사건을 서울남부지법으로 되돌려 보냈다고 27일 밝혔다.
재판부는 판결문에서 “원심은 현씨가 좁은 공간에서 자동차를 출발시킴으로써 피해자를 다치게 한 것을 위험한 물건인 자동차를 이용해 폭행했다고 판단했으나 당시 정황이나 피해자의 피해정도 등에 비춰보면 당시 피해자나 제3자가 생명 또는 신체에 위험을 느꼈을 것으로 보이지는 않는다”고 밝혔다.
이어 “이런 점에서 원심 판결이 자동차를 위험한 물건으로 보고 ‘폭력행위 등 처벌에 관한 법률’을 적용한 것은 이 법이 정한 ‘위험한 물건’에 관한 법리를 오해한 것으로 위법하다”며 “원심을 사건을 다시 심리?판단하라”고 판시했다.
현씨는 2011년 12월 김포공항 리무진버스 정류장 앞에 YF소나타 승용차를 대고 친척을 기다리고 있었는데, 단속요원인 이모씨가 다가와 차를 옮겨 주차할 것을 요구했다.
이에 현씨는 이씨에게 심하게 욕설을 퍼부었고 이씨가 따지며 다가서자 승용차를 왼쪽으로 급회전하며 출발시켜 이씨의 왼쪽 팔꿈치를 치고 달아났다가 체포돼 ‘폭력행위 등 처벌에 관한 법률’위반혐의로 기소됐다.
1, 2심 재판부는 승용차를 급회전시키면서 출발할 경우 이씨를 칠 수 있음을 현씨가 알고 있었던 점, 법정에서도 변명으로 일관하며 오히려 이씨를 자해공갈단으로 모는 등 전혀 반성하지 않는 점 등을 고려해 징역 1년에 집행유예 2년, 사회봉사명령 120시간을 선고했다.
◇대법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