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스토마토 최기철기자] LIG건설의 사기성 기업어음(CP)을 판매한 증권사에게 손해배상책임이 있다는 항소심 판결이 나왔다.
서울고법 민사10부(재판장 강형주)는 LIG건설 투자자 김모씨와 안모씨가 우리투자증권을 상대로 낸 손해배상청구소송의 항소심에서 "증권사는 김씨에게 5700여만원을, 안씨에게 2800여만원을 각각 배상하라"고 판결했다고 3일 밝혔다.
재판부는 그러나 김씨 등에게도 투자 전 검토해야할 책임을 소홀히 한 점을 인정, 우리투자증권의 배상책임을 30%로 제한했다. 1심에서는 우리투자증권의 책임을 60%로 인정했다.
재판부는 "우리투자증권의 투자설명자료를 살펴보면 LIG에 대한 재무상황과 자산건전성 등에 대한 정보를 균형있게 설명했다고 보기 어렵다"며 "이 같은 점을 종합해 볼 때 증권사로서 김씨 등 투자자들이 합리적인 투자판단을 할 수 있도록 해야 할 주의의무를 다 하지 않은 것으로 보인다"고 판시했다.
재판부는 다만, "김씨 등 투자자들도 LIG건설에 투자하기 전 충분히 검토해야 할 주의의무가 있으나 이를 다하지 않은 것으로 보이는 점, 증권사의 주의의무 위반 정도가 가벼운 점 등을 참작해 우리투자증권의 책임을 30%로 제한한다"고 밝혔다.
김씨 등은 2010년 10월 우리투자증권을 통해 LIG건설 명의의 CP에 3억여원을 투자했으나 손해가 발생하자 소송을 냈다.
당시 LIG건설은 내수경기 등 침체로 재무구조가 악화된 상태였으나 LIG그룹 오너 일가는 2010년 9월 LIG건설이 회복 불능의 부도상태에 직면하자 같은해 10월부터 다음해 3월까지 2000억원 상당의 CP를 발행해 LIG건설을 연명시켰다.
그러나 LIG건설은 경영악화 상태에서 헤어나오지 못한 채 2011년 3월 법정관리를 신청했으며, 구자원 회장 등 LIG그룹 오너들은 사기성 CP를 발행한 혐의로 지난해 11월 재판에 넘겨졌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