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스토마토 최기철기자] 파견근로자보호법 위반혐의로 기소된 데이비드 닉 라일리 전 GM대우자동차 대표에게 유죄가 확정됐다.
이번 판결은 파견형식으로 협력업체로부터 근로자를 파견 받아 생산공정에서 일하도록 한 것을 불법으로 보고 형사처벌한 첫 판결이어서 주목된다.
대법원 1부(주심 양창수 대법관)는 28일 파견근로자보호법 위반 혐의로 기소된 라일리 전 GM대우자동차 대표에 대한 상고심에서 유죄를 인정, 벌금 700만원을 선고한 원심을 확정했다.
또 GM대우에 근로자들을 불법파견한 6개 협력업체 대표들에게도 유죄를 인정 각각 200~300만원씩의 벌금형을 확정했다.
그동안 행정소송에서 이 같은 형태의 파견을 위법으로 본 사례는 있었으나 파견근로자보호법상 자동차제조업체에서 협력업체 직원을 파견형식으로 받아 근무하게 한 사례에 대해 형사책임을 물은 것은 이번이 처음이다.
파견근로자보호법상 자동차제조업의 직접생산공정에는 근로자를 파견받아 투입하는 행위를 금지하고 있다.
GM대우는 2003년 12월부터 2005년 1월까지 협력업체들로부터 800여면의 근로자를 파견받아 창원공장에서 일하게 했다. 당시 노동부는 이를 불법파견으로 보고 창원지검에 고발했으며 창원지검은 라일리 전 사장과 6개 도급업체 사장을 불법파견혐의로 기소했다.
1심 재판부는 협력업체로부터 지원받은 근로자를 '도급'의 개념으로 봐야 한다며 무죄를 선고했으나 2심 재판부는 "사내협력업체 근로자들이 지엠대우의 직접적인 노무 지휘명령을 받은 만큼 지엠대우를 위해 일하는 근로자파견관계에 있다"며 유죄를 인정했다.
대법원도 "소정의 근로자파견관계에 있었고, 당시 사내하청업체 또는 GM대우의 대표이사이었던 피고인이 노동부장관의 허가 없이 근로자파견사업을 행하거나 또는 근로자파견사업의 대상이 아닌 제조업의 직접생산공정업무에 근로자파견의 역무를 제공하거나 제공받음으로써 파견근로자보호법을 위반한 데 대한 고의가 인정된다"며 "같은 취지의 원심 판단은 옳다"고 판시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