카페베네, '골목상권 상생' 나홀로 역행?

대기업 철수속 빵집 '마인츠돔' 오픈.."공격적 가맹사업 없을 것"

입력 : 2013-03-05 오후 5:19:52
◇지난달 27일 동반성장위원회 사무국에서 허민회(왼쪽) CJ푸드빌 대표이사, 김서중(가운데) 대한제과협회 회장, 조상호 파리크라상 대표이사가 '제과점업 동반성장을 위한 합의서'에 서명하고 있다.
 
[뉴스토마토 정해훈기자] 대기업 빵집의 골목상권 침해 논란 이후 '상생'을 위해 시장에서 철수하거나 동반성장위원회의 권고를 수용하는 분위기에서도 일부 대형 프랜차이즈 업체가 이에 역행하는 행보를 보여 시장의 눈총을 받고 있다.
 
5일 업계에 따르면 지난해 초부터 불거진 이른바 '재벌 빵집' 논란 속에서 대기업이 잇따라 베이커리 사업에서 철수하고 있다.
 
코오롱(002020)은 빵집 프랜차이즈인 '비어드파파'를 운영하는 외식 계열사 스위트밀 지분을 정리했다.
 
코오롱은 이날 이웅열 회장이 보유하고 있는 스위트밀 지분 19.97%(139만8천주)를 그룹에서 운영하는 비영리 장학재단인 '꽃과어린왕자재단'에 기부했다고 밝혔다.
 
스위트밀은 코오롱인더(120110)스트리가 57.14%(400만주)의 지분을 갖고 있으며 일본 외식업체 무기노호가 22.89%로 2대 주주다.
 
빵집 프랜차이즈 '비어드파파'는 전국 매장이 30여곳일 정도로 규모가 작고 대부분 백화점 내 점포로 운영돼 규제 대상에서는 빠져있었다.
 
코오롱 관계자는 "골목상권을 살리고 중소기업과 상생하기 위해 빵집 사업을 철수하기로 했다"며 "코오롱인더스트리가 보유 중인 지분도 차례로 정리할 계획"이라고 말했다.
 
앞서 지난달 5일 동반성장위원회는 계속된 논란 끝에 대형 제빵 프랜차이즈를 대상으로 전체 매장 수의 연 2% 이내 확장과 함께 신규출점을 동네빵집 도보 500m 이내로 제한하는 방침을 발표했다.
 
이후에도 대한제과협회가 파리바게뜨를 상대로 가맹사업거래법 위반 혐의로 공정거래위원회에 제소하는 등 관련 당사자들의 갈등은 끊이지 않았다.
 
하지만 파리바게뜨 측이 소모적인 논쟁을 피하고 동반위의 권고안을 적극 수용하겠다고 나서면서부터 화해 국면으로 전환을 맞았다.
 
이와 관련해 지난달 27일 대한제과협회와 파리바게뜨, 뚜레쥬르는 동반위 사무국에서 '제과점업 동반성장을 위한 합의서'를 발표했다.
 
합의서에는 중소기업 적합업종 권고사항의 준수, 그간의 상호비방행위 자제와 법적 분쟁 일괄 취하, 제과점업계 발전을 위한 상호 협력 등의 내용이 담겼다.
 
반면 이런 분위기 속에서도 커피전문점 매장수 1위 업체인 카페베네가 지난달 말 전격적으로 프랜차이즈 빵집인 '마인츠돔' 1호점을 열었다.
 
카페베네는 마인츠돔과 지난해 12월 매장과 생산설비를 인수하는 내용의 양해각서(MOU)를 체결한 데 이어 지난달 27일 매장을 개설했다.
 
동반위의 출점 규제 속에서 더 이상 커피전문점으로는 성장할 수 없다고 판단한 카페베네가 새로운 시장으로 빵집을 선택한 것으로 업계는 보고 있다. 
 
업계 관계자는 "대기업도 대형 빵집 프랜차이즈도 시장에서 철수하거나 동반위 권고사항을 받아들여 상생을 강조하고 있는데 카페베네가 여론을 살피지 않고 빵집을 낼 수밖에 없는 상황에 빠진 것 아닌가"란 반응을 보였다.
 
카페베네 관계자는 "동반위 적합업종 선정 논의 이전부터 준비해온 매장으로 계획에 따라 오픈하게 됐다"며 "현재 1호점 운영 외에는 가맹사업과 관련해 결정된 사항이 없다"고 말했다.
 
이어 "동반성장에 동참하는 차원에서 공격적인 프랜차이즈 사업을 진행하지 않을 것"이라며 "베이커리 사업을 국내보다는 외국의 매장에서 활용하는 방안도 고려하고 있다"고 덧붙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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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해훈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