코오롱인더, 불황도 비켜간 석유수지..올해도 웃는다

입력 : 2013-03-05 오후 5:28:16
[뉴스토마토 최승환기자] 코오롱인더스트리가 지난해 4분기 부진한 실적을 냈음에도 석유수지를 생산하는 화학 부문은 여전히 견조한 흐름을 나타냈다.
 
석유수지는 전 사업군에서 쓰이는 필수 소재이기 때문에 세계적인 불황을 비켜갈 수 있었다. 올해도 석유수지는 불황과 상관 없이 코오롱인더(120110)의 실적을 견인할 것이란 게 시장의 평가다.
 
조진남 코오롱인더 IR팀장은 지난달 15일 기업설명회에서 "화학 부문 영업이익의 75~80%가 석유수지 제품에서 나온다"며 "석유수지는 전 사업에 걸쳐 쓰이는 필수소재이면서 고객들의 원가에서 차지하는 비중이 5% 정도 밖에 되지 않아 가격 인하 압력이 낮다"고 말했다.
 
석유수지는 열분해가솔린성분(C5)을 원료로 하는 수지로써 접착성을 띄는 성질 때문에 일반 접착제, 페인트, 테이프 등 다양한 산업 자재에 필수적으로 소모된다. 그럼에도 원가에서 차지하는 비중이 낮기 때문에 가격의 변동성이 거의 없고 수요 또한 꾸준하다는 설명.
 
코오롱인더는 지난해 4분기 이런 이점을 바탕으로 전체 영업이익 611억원 중 34%인 208억원을 화학 부문에서 올렸다. 계절적 성수기를 맞은 패션 부문(379억원)에 이어 두 번째로 높은 실적이었다.
 
코오롱인더는 전세계 3위의 석유수지 생산 능력을 가진 업체로, 국내에서도 유일하게 석유수지를 생산하고 있다. 국내 석유수지 시장 70% 가량을 점유하고 있어 매출 또한 안정적이다.
 
국내와 세계시장에서 높은 점유율을 지닌 덕에 가격 결정력 부문에서 유리한 지위를 보이고 있어 올해에도 수익 구조에는 큰 변동이 없을 것으로 분석된다.
 
공장가동률도 화학 사업 부문에서 가장 높았다. 코오롱인더는 울산공장과 여수공장에서 석유수지를 생산 중인데, 지난해 3분기까지 울산공장과 여수공장은 각각 88.3%와 100%의 가동률을 나타냈다.
 
황규원 동양증권 연구원은 5일 "올해에도 석유수지 부문은 큰 변동 없이 안정적인 수익을 이어갈 것으로 보인다"며 "전 사업 부문에서 활용되기 때문에 수요가 꾸준히 늘어나고 있다"고 말했다.
 
반면 장밋빛 전망만 있는 것은 아니다. 올해 상반기 중으로 3만톤 가량의 석유수지 증설이 예정돼 있어 이에 따른 단기간 수익성 악화가 불가피할 전망이다. 
 
황 연구원은 "올해 3만톤의 물량이 증설되면 그 물량을 100% 소화할 수 없어 수익성이 떨어질 수 있다"며 "그래도 내년이나 내후년쯤에는 이 물량을 모두 소화할 수 있을 것"이라고 내다봤다.
 
황 연구원은 석유수지는 통상 2~3년에 한번씩 증설이 필요할 만큼 수요가 뒷받침되고 있기 때문에 장기적으로는 사업 전망이 밝다고 내다봤다.  
 
한편 지난해 4분기 화학 부문과 패션 부문의 견조한 실적에도 코오롱인더의 수익성이 떨어진 것은 캐시카우였던 산업자재 부문의 수익성이 악화됐기 때문이다. 타이어코드는 자동차 산업과 타이어 교체 수요가 줄어들면 곧바로 타격을 받을 수밖에 없는 구조다.
 
결국 올해에도 석유수지는 코오롱인더의 든든한 버팀목이 될 전망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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최승환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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