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고흥=뉴스토마토 김하늬기자] 지난 1월30일 오후 4시. 여러 차례의 실패와 연기 끝에 마침내 나로호가 우주문을 여는 데 성공했다.
2002년 8월 개발 계획을 세운 지 10여년 만에 발사에 성공, 세계에서 11번째로 한국이 '스페이스 클럽'에 가입하게 된 것이다.
기자가 지난 8일 찾은 전남 고흥의 나로우주센터는 나로호의 발사 임무를 수행한 한국 최초의 우주센터이다.
이 곳은 축구장 700개가 넘는 550만 제곱미터의 부지에 한국의 첫 우주발사체인 나로호의 조립과 발사, 비행통제 등 모든 발사임무를 수행했다.
특히 나로우주센터의 심장으로 통하는 발사통제동은 순수 국내 기술로 만들어진 한국 IT 기술의 종합판이다.
발사대로부터 약 2km 떨어진 이곳에서 나로호 발사 준비부터 발사, 비행 등 발사 전과정을 추적·관리해 발사체의 안전한 비행을 지원했다.
발사통제동은 우주 발사 전 과정을 통제하는 나로우주센터의 브레인으로 통한다.
이 업무를 수행하기 위해서 모든 센싱 정보를 끊김없이 한 번에 받아 처리하는 통신과 망 기술이 필요하다.
이런 통신과 IT인프라 구축은
SK C&C(034730)가 담당했다. SK C&C는 2004년 12월부터 2007년 3월까지 시스템 구축을 마련했다.
이를 위해 자체 데이터센터와 통신실, 운영실 등을 별도로 갖추고 망 또한 임무망, 업무용 망 등 다양한 망을 구비했다.
발사통제동은 이같은 통신과 IT 인프라를 바탕으로 비행정보중앙처리시스템(CDPS), 원격수신자료 전시시스템(EDS) , 비행정보 전시시스템(MEDS) 등 총 8개의 시스템을 통합 관리한다.
최용태 한국항공우주연구원(항우연) 책임연구원은 "나로호 1단 로켓은 러시아의 기술이지만 나로호 발사통제 시스템은 순수 국내기술로 설계돼 개발했다"며 "아직 초기 단계
이지만 장차 기술이 축적되면 어떤 발사체에도 적용할 수 있는 플랫폼을 만들어 장기적 관점으로 수출까지 계획하고 있다"고 설명했다.
한국은 이번 나로호 발사를 계기로 우주발사체 개발 사업인 한국형 발사체(KSLV-II)를 진행할 계획이다.
KSLV-II는 3단 로켓으로 이루어진 독자적인 발사체다. 발사체까지 국산화가 완료되면 한국은 발사통제시스템에서 발사체, 위성까지 우주개발의 모든 부분을 온전히 자력으
로 수행할 수 있게 된다.
이를위해 항우연은 나로호가 발사됐던 자리 옆에 KSLV-Ⅱ를 위한 제2 발사대를 짓기 위해 준비 중이다. 나로센터 곳곳이 새로운 터를 닦는 공사가 한창 진행중인 이유이기
도 하다.
이은정 항우연 선임행정원은 "나로호 발사 성공이 40여일 지났지만 항우연은 더 바빠졌다"며 "한국형 발사체 개발을 위해 연구진들의 질주에 가속도가 붙었다"고 밝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