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스토마토 김진양기자] 부동산 시장을 안정시키기 위한 규제 정책이 도리어 주택 임대료의 급등을 야기하고 있다.
베이징은 주택 구매 조건을 갖추기 가장 까다로운 도시로 꼽힌다.
베이징에서 주택을 구입하려면 이 지역에서 5년 이상 거주했다는 증명이 필요하다. 이는 지난 2010년 시행된 부동산 규제정책의 일환으로 함께 종전의 3년 이상에서 기준이 강화됐다.
중국의 금융 중심지인 상하이의 구매 조건이 1년 이상 거주인 것과 비교해도 상당히 엄격한 편이다.
때문에 베이징에서 집을 구매하길 원하는 사람들은 일정 기간을 집을 빌려서 거주할 수 밖에 없다.
이 같은 이유로 베이징의 주택 임대료가 천정부지로 뛰어 오른 것이다.
2010년 이후 베이징의 주택 임대료는 23% 급등했다. 업무나 학업 등을 이유로 베이징에 거주하길 희망하는 사람이 82%나 늘었기 때문이다.
같은 기간 주택 가격이 4.9% 오른 것을 감안하면 임대료의 고공행진은 평범한 수준을 뛰어넘는다.
2011년과 2012년 상하이의 주택 임대료가 각각 8.4%, 6.5% 상승한 것과 비교해도 매우 이례적이다.
직장 때문에 4년 전부터 베이징에 살고있는 왕모씨는 "지난 2년 동안 원룸 임대료가 20%나 올랐다"며 "주변 동료들의 상황도 크게 다르지 않다"고 전했다.
그는 "베이징이 근무 조건도 좋은 데다 이미 인맥을 다수 형성하고 있어 쉽게 떠날 수도 없다"고 토로했다. 현재 그의 원룸 월세는 5000위안(약 88만원)에 달한다.
취안신 센타라인 선임매니저는 "주택 구매제한 방침이 임대료의 상승을 이끌고 있다"며 "정부가 새로운 규제책을 내놓을 경우 임대료 상승폭은 더 커질 것"이라고 전했다.
이에 따라 중국 정부의 부동산 규제 정책을 비판하는 목소리가 높아졌다.
선젠광 미즈호증권 이코노미스트는 "임대료 급등 현상은 정부가 부동산 규제 정책을 다시 생각해볼 필요가 있음을 나타낸다"며 "규제책이 집 값을 잡기는 커녕 실수요까지 억누르고 있다"고 지적했다.
중국 정부는 부동산 가격을 잡기 위해 2010년 4월부터 강력한 부동산 규제정책을 사용하고 있다.
상하이와 충칭에서는 부동산세 징수를 시범적으로 실시했으며 인민은행에는 주택 담보 대출에 대한 금리를 상향 조정할 것을 요구했다.
베이징의 경우 두 채 이상 주택 소유를 제한하고 있으며 외지 출신은 해당 기준을 만족해야만 주택 구매를 허용하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