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스토마토 한은정기자] 올해의 재테크 키워드는 '절세'다. 복지재원 마련을 위한 조세기반을 확보하려는 새정부의 기조와 저금리·고물가, 경기불안으로 인한 금융상품 수익률 하락이 겹치면서 갈 곳 잃은 투자자들은 세테크에 열을 올리고 있다. 주요 시중은행의 1년 만기 정기예금 금리 3% 내외에서 한국은행이 전망한 올해 소비자물가상승률 2.5%와 이자소득세 15.4%까지 빼면 수중에 남는 돈은 원금에 가깝다. 이런 가운데 지난해 정부가 세법개정을 통해 추진하던 장기주식형 펀드에 대한 소득공제가 무산됐고, 장기주택마련저축은 지난 2009년 소득공제 혜택이 폐지된데 이어 올해부터는 비과세 혜택도 종료됐다.
금융소득종합과세 기준은 연 4000만원에서 올해부터 2000만원으로 하향조정되면서 세부담이 늘어난 상황이다. 절세의 필요성을 통감한 투자자들의 관심은 이제 '금리'와 '수익률'에서 '절세'로 옮겨가고 있다. 이에 펀드를 통해서 세테크 하는 방법 '네가지'를 소개한다.(편집자 주)
지난 6일 18년만에 부활한 재형상품(재형저축·재형펀드)은 대표적인 '비과세' 금융상품으로 이목을 끌고 있다.
이 가운데 재형펀드는 수익률 측면에서 은행에서 가입하는 재형저축 이자 4%내외에 비해 높은 성과를 기대할 수 있다.
가입기간을 고려했을 때에도 보험사의 비과세 상품인 장기저축성보험의 가입기간이 최소 10년이라는 점을 감안한다면 훨씬 유리한 위치를 선점하고 있다.
◇재형펀드, 비과세 위해서는 7년 유지 필수
국내 자산운용사가 내놓은 재형펀드는 비과세 효과가 있는 국내외 채권형과 채권혼합형, 해외주식형이다.
그간 해외펀드나 채권에 투자할 경우 15.4%를 이자소득세로 내야했지만, 재형펀드에 투자하면 이 세금을 면제받을 수 있다. 현재 국내펀드 투자의 경우 주식매매 차익은 세금을 면제받는다.
재형펀드 투자에 있어 가장 중요한 것은 자신의 투자성향과 자금목적을 파악하는 일이다. 투자기간 7년을 유지하지 못하면 비과세 혜택을 누릴 수 없기 때문이다.
지난달 금융투자협회가 발표한 '금융투자자의 투자실태에 관한 보고서'에 따르면, 국내 개인투자자 1500명 중 한 펀드를 5년 이상 보유한 투자자는 전체의 12.2%에 불과한 것으로 나타났다. 10명가운데 8~9명이 5년 내에 펀드를 해지한다는 얘기다.
재형펀드는 만기 7년에서 최장 10년동안 유지해야 하는 장기투자 상품으로 7년 만기시 1회에 한해 3년 이내의 범위에서 연장이 가능하다.
만약 7년 이내에 재형저축 상품을 중도 해지할 경우 이자와 배당소득 감면세액이 추징되고, 환매수수료도 물어야 한다.
7년 만기 이후 연장기간 중에 해지할 경우에는 연장한 기간뿐만 아니라 기존에 투자했던 부분에 대해서도 감면세액을 추징당하기 때문에 만기 연장에도 신중해야 한다.
◇재형펀드, 해외채권형 연 8.1% 수익 기대
그렇다면 재형펀드 중 어떤 유형이 '장기투자와 절세효과'라는 재형저축 컨셉에 가장 부합할까?
우리투자증권의 시뮬레이션 결과에 따르면, 매월 말 100만원씩 7년간 투자한다고 가정하면 7년간의 투자원금은 8400만원으로 해외채권형에 투자할 경우 최대 1억2200만원까지 자산형성이 가능하다. 연 수익률 8.1% 수준이다.
국내채권형은 최소 7년 투자시 9700만원, 연 수익률 4.1%를 거둘 수 있을 것으로 기대됐다.
이 시뮬레이션은 분석의 대표성을 높이기 위해 2002~2009년까지 7년간 공모펀드의 유형평균 수익률을 사용했다.
환매 타이밍도 수익률에 큰 영향을 미치는 요소다. 시뮬레이션에서는 투자 만기인 7년 즈음에 금융위기 시기가 포함되면서 실적배당 상품인 펀드의 성과가 예금 성과보다 좋지 못했다. 2010년 이후의 만기에서는 펀드성과가 예금성과보다 더 좋은 것으로 나타났다.
해외채권형의 경우에는 수익의 대부분이 과세되기 때문에 절세효과도 가장 크지만, 국내채권형이나 채권혼합형 상품에 비해 변동성이 큰 것으로 나타났다.
국내채권형의 경우에는 채권혼합형보다 기대수익은 떨어지지만 비과세 효과가 더 크고, 어느시점에 투자하더라도 성과가 가장 안정적인 것으로 집계됐다.
[유형별 적립식 투자성과 분석(7년 투자결과)]
(자료=우리투자증권)
◇재형펀드도 분산투자 필요
재형펀드는 엄브렐러 형태가 아니기 때문에 중간에 펀드유형을 바꿀수 없어, 사전에 투자대상을 꼼꼼히 분석해 성향에 맞는 펀드를 고르는 일이 중요하다.
이에 전문가들은 소액으로 분산투자 하는 방법을 권유하고 있다. 7년동안 하나의 재형펀드에만 투자하는 것이 아니라 금액을 쪼개 유형별·운용사별로 나눠 투자하다가, 증시가 급락할 경우 분기별 한도인 300만원까지 추가불입하고 많이 올랐을 경우에는 불입을 멈추는 전략이다.
분산해서 가입하면 이후 목돈이 필요할 때 한 개를 해지해도 나머지는 비과세를 유지할 수 있다는 장점도 있다.
재형펀드에 가입할 때에는 신규로 출시되는 상품이라도 대부분 모자(母子)형 펀드로 출시되는 만큼, 모(母) 펀드의 설정액 규모나 성과를 참고할 수 있다. 다만, 과거 운용성과가 미래 성과를 보장하는 것은 아니라는 점도 명심해야 한다.
또, 7년간 해지하지 않아야 비과세 혜택이 가능한 펀드상품인 만큼 장기간의 펀드 운용 경험과 노하우를 가진 운용사의 상품 중심으로 비교해 보는 일이 중요하다.
전문적인 운용과 리서치 등의 프로세스를 갖추고 있고, 운용에 대한 원칙과 철학을 준수하는 운용사나 대형 운용사의 대표펀드를 중심으로 살펴보는 것이 도움이 된다.
펀드 매니저가 변경되는 것에 대한 리스크도 존재한다. 최소 3~5년 이상 펀드 매니저가 변경되지 않은 펀드인지 살펴보고, 펀드매니저가 동일한 유형의 펀드를 운용한 경력이 충분한 지 살펴볼 필요가 있다.
재형저축의 경우는 원금이 보장되고 5000만원까지 예금자 보호를 받을 수 있지만, 재형펀드의 경우 원금손실 가능성이 있기 때문에 장기전망을 살펴보고 자신이 손실에 감내할 수 있는 금액이 어느정도인지 잘 파악하는 일도 중요하다.
재형상품은 직전년도 총급여 5000만원 이하 근로자나 종합소득금액 3500만원 이하 사업자에 한해 가입가능하다. 소득요건은 상품 가입 시에만 요구되기 때문에 가입 이후 총급여 5000만원이 초과된다 하더라도 상품을 지속적으로 유지할 수 있다.
납입한도는 분기당 300만원으로 연간 최대 1200만원까지 불입 가능하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