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스토마토 임애신기자] '보는' 리포트에서 '듣는' 리포트를 시도한 하나대투증권의 오디어 리포트가 잔잔한 반향을 일으키고 있다.
그러나 리포트가 주로 기관을 대상으로 하고 있어 개인 투자자들의 접근성이 떨어지는데다 홍보 부족으로 인해 정착이 더디는 등 아쉬운 점이 많다는 지적이다.
27일 하나대투증권에 따르면 지난해부터 차별화를 위해 2~4분 분량의 오디오 리포트(HanaDaetoo Securities Voice Mail) 서비스를 실시하고 있다.
애널리스트(연구원)가 리포트를 발간해 전자문서(PDF) 등 보기 좋은 형식으로 발표했지만, 최근에는 리포트 내에 마이크 모양의 아이콘을 만들어 이를 누르면 연구원이 직접 녹음한 음성을 들을 수 있도록 했다.
하나대투의 한 연구원은 "워낙 많은 리포트가 나오니까 눈으로 봐야 하는 일이 많은데 육성으로 들으면 편할 수 있다는 취지에서 지난해 말부터 시작됐다"고 설명했다.
그러나 홍보 부족으로 인해 이 같은 서비스가 이뤄지고 있는 것을 모르는 경우가 더 많다. 하나대투 내부에서도 홍보 부족을 인지하고 있다.
하나대투 한 관계자는 "보고서를 매일 받아보는 사람들조차 음성 지원이 된다는 것을 대부분 모르는 것 같다"면서 "특히 이어폰을 따로 구비해야하는 등 불편함이 있어 잘 안듣는 것 같다"고 설명했다.
또 다른 연구원은 "음성 파일에 대한 투자자들의 반응이나 의견이 들어오면 참고를 할텐데 그렇지 않아서 현재 스타일대로 계속 하고 있다"고 밝혔다.
실제 기관투자자들의 경우 이용률이 낮다는 전언이다. 장 시작 전 해외증시 뿐 아니라 밤새 나온 뉴스 등을 보기에도 바쁜데 음성파일을 일일이 눌러서 듣는 것보다 문서화된 내용을 보는 게 더 편하다는 것.
음성을 녹음하는 연구원들도 익숙하지 않기는 마찬가지다. 하나대투의 한 연구원은 "녹음 내용이 2~3분 분량이어서 부담스럽지는 않지만 아직 익숙하지 않아서 그런지 직접 설명하는 게 부끄럽다"고 말했다.
이 서비스를 이용하는 투자자들은 신선하다는 반응이다.
전라북도에 거주하는 개인 투자자 정모(여.56세) 씨는 "노안이 와서 그런지 깨알같은 글씨를 보는 것보다는 귀로 듣는 게 더 편하다"며 "특히 해당 리포트를 직접 쓴 연구원이 말로 해주니까 더 신뢰가 갔다"고 말했다.
다만, 증권사 보고서의 주요 타깃이 기관이다보니 개인 투자자 입장에서는 아쉬운 점이 많다는 지적이다.
연구원들이 작게, 나긋나긋 말하다보니 전달성이 떨어진다는 설명이다. 실제 연구원들은 음성 파일을 만들 때 탁 트인 사무실 본인 자리에서 녹음을 하고 있다.
특히, ENT·PX 등 영어로 축약된 전문 용어를 그대로 말하는 연구원들이 많아 한 번에 이해하기 힘들다는 의견도 나왔다.
주식업종에서 근무하기를 희망하는 조모(23세) 씨는 "실무에 가까운 내용을 공부하기 위해서 증권사의 보고서를 매일 공부하고 있다"면서 "이왕이면 주식이나 해당 업종에 익숙하지 않은 개인투자자들을 위해 좀 더 쉽게 구어체로 설명해주면 더 좋을 것 같다"고 말했다.
증권업계 한 관계자는 "어떤 식으로든 차별화·개성화하는 것은 좋아 보인다"면서 "꾸준한 서비스가 이뤄지면서 홍보까지 잘 되면 정착할 수 있을 것"으로 전망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