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스토마토 원수경기자] #A씨는 2년전 결혼준비를 하면서 B신용카드사의 선포인트 할인제도를 이용해 가전제품을 장만했습니다.
A씨는 할인받은 포인트 금액을 채우기 위해 일부러 B사의 카드만을 사용했습니다. 또 포인트 금액을 빨리 채우고자 구매금액을 평소의 2~3배 수준으로 늘리기도 했습니다.
이후 A씨는 직장을 관두고 외벌이가 되자 씀씀이를 줄이기 위해 해당 카드를 해지하려 했지만 해지할 수 없었습니다.
카드사용을 충분히 했다고 생각했지만 아직 채워야할 포인트가 많이 남아있었고 이를 다 채우지 못하면 현금으로 물어내야 했기 때문입니다. 결국 A씨는 울며 겨자먹기로 해당 카드를 계속 사용할 수 밖에 없었습니다.
#C씨는 얼마 전 카드명세서에 현금 50만원이 청구된 것을 보고 깜짝 놀랐습니다.
얼마 전 마트에서 할인카드인줄 알고 발급받았던 신용카드가 문제였습니다. TV를 구입할 때 50만원을 할인받을 수 있다던 카드는 알보고니 선포인트 결제 카드였습니다.
할인카드인줄로만 알고 포인트를 채우지 못한 C씨는 50만원을 고스란히 카드사에 넘길 수밖에 없었습니다.
카드사의 선포인트 할인제도는 소비자가 물건을 구입할 때 카드사가 최대 70만원 상당의 포인트를 먼저 지급해 물건값을 할인해주는 제도입니다.
카드사는 물건 값의 50%와 70만원 중 적은 쪽을 택해 선포인트를 지급하고 소비자는 최대 3년동안 카드사용 실적을 통해 포인트를 갚아나가게 됩니다.
선포인트는 얼핏 보면 할인혜택처럼 느껴지지만 사실은 갚아야할 빚입니다.
할인받은 금액만큼의 포인트를 적립하기 위해서는 그만큼 카드를 사용해야 하고 포인트를 채우지 못할 경우에는 차액을 현금으로 지급해야 하기 때문입니다.
지난해 1~9월 선포인트 할인 금액을 현금으로 상환한 비율은 49.7%였습니다. 선포인트 할인을 이용한 소비자 2명 중 1명은 결국 현금으로 할인금액을 토해냈다는 것입니다.
또 포인트를 갚아나가는 기간동안 5~7% 수준의 할부수수료가 부과됩니다. 연체할 경우 연체이자를 물어야 하는 것은 물론이고 신용등급도 영향을 받게 됩니다.
포인트 적립률은 1% 내외인데 무이자할부나 공과금, 대중교통 이용대금, 현금서비스, 카드론 등은 포인트 적립 대상에서 제외돼 생각만큼 포인트 적립이 많이 이뤄지지도 않습니다.
강형구 금융소비자연맹 금융국장은 "미리 할인을 많이 받으면 나중에 주머니사정보다 씀씀이를 늘려야 하거나 해당 금액만큼 현금을 토해내야 한다"며 "자신의 이용실적에 맞는 선포인트 한도를 선택해야 할 것"이라고 말했습니다.
강 국장은 "선포인트 할인은 일정한 수준의 카드이용실적을 이어갈 수 있다면 도움이 될 수 있을 것"이라면서도 "선포인트 카드를 할인혜택인 것 처럼 판매하는 불완전판매를 조심해야 할 것"이라고 강조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