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5배의 유혹, 레버리지펀드 투자자 '울상'

레버리지펀드 수익률 '뚝'..일반주식형 2배 손실
"레버리지 펀드, 기대수익 높은만큼 위험도 크다"

입력 : 2013-04-09 오전 6:45:00
[뉴스토마토 한은정기자] 이달들어 증시가 연일 하락하고 있는 가운데, 레버리지 펀드 투자자들의 한숨이 깊어지고 있다.
 
레버리지 펀드는 주가지수 등락률 대비 1~2배 내외의 수익을 낼 수 있는 구조다. 하지만 반대로 지수가 하락하면 손실폭도 그만큼 커지는 고수익고위험 상품이다.
 
지난 4일 증시가 급락하자 단기반등을 노린 뭉칫돈이 레버리지 펀드로 유입됐지만, 증시는 다음날 연저점인 1916선까지 떨어진 이후 계속 부진한 모습을 이어가고 있다.
 
증권가에서는 당분간 증시가 하락압력을 지속적으로 받을 것이라는 시각이 우세하다. 일각에서는 지지선인 1900선 이탈할 가능성도 제기되고 있다.
 
8일 아이엠투자증권은 "보수적 관점에서 코스피 매수시점은 1844포인트 수준"이라고 내다봤다.
 
◇레버리지펀드 수익률 '뚝'..일반주식형 2배 손실
 
펀드평가사 제로인에 따르면, 지난 4일 하루동안 레버리지 펀드로 총 130억원의 자금이 순유입 된 것으로 집계됐다.
 
특히 일일등락율의 1.5배 수준의 수익을 노리는 NH-CA1.5배레버리지인덱스 펀드에 48억원, 하나UBS파워1.5배레버리지인덱스 펀드에 43억원, KB스타코리아레버리지1.5 펀드에 17억원 자금이 들어왔다.
 
일일등락률의 2.2배 수준의 수익을 추구하는 한화2.2배레버리지인덱스 펀드로는 9억원의 돈이 들어왔다.
 
증권가에서는 북한발 이슈를 단기성 이벤트로 여긴 저가매수성 자금이 레버리지 펀드로 유입된 것으로 분석하고 있다.
 
지난 3월에는 2330억원의 자금이 유입되는 등 올해들어 레버리지 펀드로 총 2949억원의 돈이 들어온 것으로 집계됐다.
 
그러나 레버리지 펀드의 수익률은 투자자들이 노린 1.5~2.2배 수익과는 반대의 움직임을 보이고 있다.
 
최근 일주일 동안 레버리지 펀드의 평균 수익률은 마이너스 3.68%, 한달간 평균 수익률은 마이너스 6.37%를 기록했다. 같은기간 주식형 펀드의 평균 수익률 마이너스 1.36%와 마이너스 1.98%보다 훨씬 부진한 모습이다.
 
연초 이후로 본다면 주식형펀드의 평균 수익률은 마이너스 1.28%지만, 레버리지 펀드는 6.00%의 손실을 낸 것으로 집계돼 손실폭이 5배 더 컸다.
 
최근 레버리지 상장지수펀드(ETF)의 거래량도 급증했다. 삼성자산운용의 KODEX 레버리지(122630)는 지난 2거래일 연속 거래량이 5000만건 내외를 기록했고, 미래에셋자산운용의 TIGER 레버리지(123320) 거래량은 200만건 내외로 평상시의 2배가량으로 늘었다.
 
이밖에 한국투자신탁운용의 KINDEX 레버리지(152500)와 KB자산운용의 KStar 레버리지(123760) 거래량도 큰 폭으로 뛰었다.
 
같은기간 이들 ETF의 수익률은 5~6%가량의 손실을 기록했다.
 
 
◇"레버리지 펀드, 기대수익 높은만큼 위험도 크다"
 
전문가들은 레버리지 펀드에 대해 기대수익이 높은만큼 위험성도 크다는 점을 인지해야 한다고 조언하고 있다.
 
이은경 제로인 연구원은 "레버리지펀드는 '고위험 고수익형 펀드'로 국내 레버리지 펀드는 주로 코스피200지수의 1.5배나 2배 내외의 일간수익률을 추종한다"며 "시장이 상승할 경우 시장 이상의 수익을 낼 수 있지만 반대의 경우는 손실폭도 배가 될 수 있다는 점을 유의해야 한다"고 언급했다.
 
오광영 신영증권 연구원은 "펀드 뒤에 붙는 레버리지 배율은 일일등락률에서의 배수를 말하는 것이지 기간성과는 아니다"라며 "실제 기대하는 바와 결과는 다를 수 있다"고 설명했다.
 
즉 펀드명에 '1.5배'가 표기돼 있다면 일일등락율의 1.5배 수준의 수익을 뜻하는 것으로, 특정 기간 동안 코스피200 지수의 단순 기간수익률의 1.5배 수준을 의미하지는 않는다는 것이다.
 
오 연구원은 "레버리지 투자는 공격적인 투자가 가능하지만 그만큼 위험성도 있기 때문에 반드시 여유자금으로 운용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배성진 현대증권 연구원은 "최근 레버리지 펀드의 자금은 지수가 하락하면 들어오고, 지수가 오르면 빠져나가는 박스권 전략으로 움직이고 있다"며 "레버리지 펀드 투자는 주가가 지속적으로 오를 때가 유리하기 때문에 타이밍을 잘 맞출 필요가 있다"고 조언했다.
 
그는 "최근 코스피의 주가수익비율(PER)은 8~9배, 주가순자산비율(PBR)은 1배 수준으로 지난 2007년 PER 7~13배, PBR 2배인 수준과 비교하면 벨류에이션 매력이 뛰어난 구간"이라며 "지수가 흔들리더라도 PBR 1배 이상으로 가려는 회귀속성이 강하다"고 분석했다.
 
이에 "지수가 급락하거나 강하게 상승할 모멘텀이 없기 때문에 박스권 전략을 취할 수 있다"고 언급했다.
 
또 "장기적으로 지수 우상향을 기대한다면 적립식 투자도 가능하다"고 덧붙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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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은정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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