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스토마토 김원정기자] 경제민주화 첫조치로 대기업의 납품단가 후려치기 관행이 시정될 가능성이 높아졌다.
산업통상자원부가 이 문제에 대해 실태조사를 천명했고 국회 역시 '하도급거래 공정화에 관한 법률(이하 하도급법)'을 개정해 납품을 사이에 둔 갑을관계를 대등하게 바로잡는 작업을 벌이는 등 지원사격에 나섰기 때문이다.
우선 입법부 움직임이 주목된다. 국회 정무위원회(이하 정무위)는 10일 전체회의를 열고 하도급법 개정안 등을 처리할 예정이다.
개정안은 원자재 값이 크게 오를 경우 납품업체를 대신해 중소기업협동조합이 대표로 나서 대기업과 납품단가를 직접 협의할 수 있도록 한 것은 물론 대기업이 우월한 지위를 이용, 부당하게 납품단가를 낮추는 행위를 막기 위해 징벌적 손해배상제도를 도입하는 내용도 함께 담았다.
정무위는 앞서 지난 9일 법제심사위를 열고 '여야 합의'로 개정안을 통과시켰기 때문에 상임위와 본회의 문턱 역시 무난히 넘을 것으로 보인다.
정부부처에선 산업통상자원부(이하 산업부)의 윤상직 장관이 10일 언론인터뷰를 통해 납품단가 후려치기 문제를 기업별, 유형별로 상반기중 조사하겠다고 밝힌 점이 눈에 띈다.
윤 장관은 조사를 벌여 문제가 심각한 경우는 고발권을 동원해 공정위와 검찰조사를 거치도록 하겠다고 덧붙였다.
규제 보다 진흥에 업무 방점을 찍고 있는 산업부에서도 "불공정 관행은 자제토록" 하는 게 필요하다고 인정한 셈이다.
이런 가운데 유통계 재벌로 통하는 롯데그룹이 중소납품업체에 대해 납품단가를 낮추도록 강요했는지 공정위가 조사를 벌이고 있다는 언론보도가 나왔다.
공정위는 공식적으로 이를 부인했지만 지난 대선을 전후로 상황이 심상치 않게 돌아가고 있다는 정황이 업계를 긴장시키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