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정원 정치개입' 파장..공세수위 높이는 野, 본질 흐리는 與

입력 : 2013-04-19 오후 5:15:32
[뉴스토마토 정경진기자] 경찰이 국가정보원 직원의 인터넷 댓글 사건을 '정치개입' 혐의로 검찰에 송치한 것에 대해 엄정한 수사를 촉구하는 야권의 공세가 거세지고 있다.
 
하지만 새누리당은 이 사건을 철저히 수사해야 한다는 당위성에는 찬성하면서도 야당의 국정원 여직원 감금 문제도 함께 다뤄야 한다는 주장을 펴고 있다.
 
이에 따라 국정원 정치개입 문제를 정치 쟁점화하려는 야당과 사건의 본질을 흐리려는 여당 사이에 설전이 벌어졌다.
 
민주당은 19일 국정원의 선거개입 의혹 사건과 관련, 국정조사와 청문회를 열어야 한다면서 공세 수위를 높였다.
 
박지원 전 민주당 원내대표는 이날 불교방송 '박경수의 아침저널'에 출연해 "국정원 대선 개입 의혹 사건의 경찰 수사는 부실, 축소, 은폐 수사로 도저히 납득할 수 없다"며 "검찰 수사가 끝나면 여야 원내대표회담에서 결정한 대로 국정조사를 할 수 밖에 없다"고 말했다.
 
문병호 비상대책위원은 이날 회의에서 "국회 안전행정위 차원에서 김용판 전 서울청장을 상대로 청문회를 개최해야 한다"고 주장했다.
 
김현 민주당 대변인도 국회 브리핑에서 "이번에 기소된 국정원 직원들은 정부와 여당에는 유리한 글을, 야당에는 원색적인 비판의 글을 반복적으로 게시했을 뿐만 아니라 문재인 민주당 후보의 실명까지 거론했다"며 "공직선거법 위반은 혐의를 인정하기 어려워 불기소 처분했다는 경찰은 수사결과에 대해서 책임져야 한다"고 강조했다.
 
반면 여당은 국정원 직원의 불법감금 문제를 거론하면서 국정원 정치개입 사건의 의미를 축소시켰다.
 
이철우 새누리당 대변인은 "국정원 여직원 댓글 의혹 사건은 철저한 수사를 통해 국민들에게 명명백백하게 밝혀져야 한다"며 "하지만 야당의 국정원 여직원 불법 감금과 인권유린 사건에 대해서도 철저한 수사를 당부 드린다"고 말했다.
 
이 대변인은 "그 부분(불법감금)에 대해서도 공평성, 형평성을 유지하기 위해서라도 철저히 수사를 해달라"면서 이같이 말했다.
 
민주당은 새누리당이 이번 사건을 물타기하고 있다면서 강하게 반발했다.
 
김현 대변인은 "국정원의 국기문란사건과 직원의 증거인멸 시도와 도주 차단을 공평하게 수사하라는 새누리당의 억지주장은 그저 기가 막힐 뿐"이라며 "여당은 사건의 본질을 흐리거나 검찰 수사에 압력을 행사하려는 일체의 행위를 중단하라"고 비판했다.
 
그는 "국정원 직원은 감금됐던 것이 아니라 불법선거운동 현장인 오피스텔의 문을 잠그고 증거인멸을 시도했던 것이고, 민주당 관계자는 공명선거 감시활동의 일환으로 경찰과 함께 범법자의 도주를 막으려고 했던 것"이라고 설명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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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경진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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