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스토마토 한광범기자] 경찰청과 서울경찰청이 '국가정보원 선거개입' 사건 수사에서 부당하게 개입하고 압력을 가했다는 폭로가 있은 후 처음 열린 민주통합당 비상대책위원회의에서 비대위원들은 국정원과 경찰을 맹비난했다.
"2인 1조 절도범"·"천인공노할 범죄"라는 극한 표현까지 등장했다. 또, 이명박 전 대통령에 대한 수사를 촉구하는 목소리도 등장했다.
국회에서 22일 열린 민주당 비대위에서 비대위원들은 '대선 개입' 국정원과 함께 '부실 수사' 경찰을 맹공했다. 그러면서 검찰에는 철저한 수사를, 청와대에는 확실한 입장 표명을 요구했다.
문희상 비대위원장은 "형언할 수 없는 충격과 분노"를 느낀다며, 이번 사건에 대해 "국정원과 경찰, 두 권력 기관이 야합해 저지른 헌정파괴 국기문란 사건"이라고 규정했다.
그는 국정원과 경찰이 "정권안보의 쌍끌이" 역할을 했다고 지적하며, "대명천지에 있을 수도 있어서도 안 되는 일"이라고 분노했다.
문병호 비대위원도 이번 사건은 "경찰의 가장 치욕적 사건이 될 것"이라고 맹비난하며, 검찰을 향해 기습적인 심야 중간수사결과 발표를 주도한 김용판 전 서울경찰청장을 "직권남용 혐의로 구속수사해야 할 것"이라고 촉구했다.
박홍근 비대위원은 국정원의 '선거개입'과 이어진 경찰의 '부실수사'에 대해 "2인 1조 절도범을 보는 듯"하다면서 "도둑 중에서도 상도둑들"이라고 맹비난했다.
그는 이어 "가장 힘센 두 권력기관을 한꺼번에 동원한 윗선이 누구인지 국민들은 알 것"이라며 "원세훈 전 국정원장과 김용판 전 서울청장 보다 더 힘센 사람과 집단일 것"이라고 주장했다.
아울러 민주당 비대위원들은 경찰의 수사 결과 발표 후에도 침묵을 지키는 박근혜 대통령에게도 화살을 돌렸다.
문희상 비대위원장은 "이번 사건은 박근혜 정부의 정통성과 관련한 중차대안 사안"이라며 "박 대통령은 지난 대선 당시 '국정원 직원은 무죄이고 민주당은 인권침해에 대해 사과하라'고 말했다. 그 근거가 거짓임이 명명백백히 밝혀졌다. 박 대통령과 새누리당은 진상을 밝히는데 적극 협조하라"고 촉구했다.
설훈 비대위원도 "국정원 대선개입이 없었거나, 대선개입이 사실대로 밝혀졌더라면 대선 결과는 어땠을까. 이것은 대단히 중요한 문제"라며 "당시 새누리당과 국정원, 경찰 등은 민주당이 불법을 자행한 것처럼 만들었다. 진실이 호도되고 거짓이 진실을 이겼다"고 말했다.
그러면서 "지금 대통령은 그런 거짓 위에 세워진 대통령이 아닐까, 아니라면 박 대통령은 이 사건에 대해 철저히 파헤치도록 지시해야 한다. 그래야 정통성 인정 받을 수 있다"고 강조했다.
박홍근 비대위원도 "청와대는 입을 열어야 한다. 이 사건은 당리당략이 아닌 헌법과 직결된 문제"라며 "청와대가 침묵하는 것이 오히려 가이드라인을 제시하는 것"이라며 박 대통령의 대선 당시 발언에서 입장이 바뀌었는지를 밝히라고 요구했다.
비대위원들은 검찰을 향해 이번 수사가 "명예회복의 기회"가 될 수 있다고 강조하며 철저한 수사를 당부했다. 특히 설훈 비대위원은 이명박 전 대통령에 대한 수사촉구를 공개적으로 제기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