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분석)시퀘스터 영향권..美경제 회복세 주춤

입력 : 2013-04-25 오후 5:18:17
[뉴스토마토 명정선기자] 지난달 1일 발효된 연방정부 재정지출 자동 삭감 조치, 시퀘스터 충격이 가시화되고 있다. 올해 초까지 만해도 회복을 넘어 성장 기대감이 컸던 제조업, 고용지표 등이 예상을 밑돌고 있는 것이다.
 
◇시퀘스터 발효 이후 美 경제지표 '삐끗'
 
시퀘스터 충격은 최근 발표되는 경제지표에서 확인되고 있다. 24일(현지시간) 주요 외신에 따르면 미국의 산업생산을 비롯해 기업 이익이나 고용 생산성을 보여주는 3월 내구재주문이 전월대비 5.7% 감소했다. 
 
이는 2월 4.3% 증가에서 감소로 돌아선 것이며 시장 예상치인 2.8% 감소보다도 악화된 것이다. 감소폭으로는 지난해 8월 이후 7개월 만에 가장 컸다.
 
예상 밖 부진은 변동성이 가장 많은 항공기 주문건수가 줄어든 영향이 컸다. 하지만  이를 제외한 핵심 내구재 주문도 전월대비 1.4%감소해 예상치 –0.1%를 크게 밑돌아 제조업 경기가 여전히 취약함을 드러냈다.
 
전문가들은 시퀘스터와 세금인상에 따른 긴축조치 영향이 본격화되면서 기업의 투자가 위축되고 있다고 진단했다. 
 
내구재 주문 뿐 아니라 경기선행지수와 동행지수 역시 주춤한 모습이다. 미 컨퍼런스보드에 따르면 향후 미국 경제 흐름을 보여주는 경기선행지수는 3월 94.7을 기록, 전월대비 0.1%하락했다. 지난해 8월 이후 7개월 만에 처음으로 마이너스로 돌아선 것이다. 
 
현재 경기 흐름을 보여주는 동행지수도 2월 0.5% 증가에서 3월 0.1% 하락해 경기 회복 모멘텀이 급격히 약화된 것으로 나타났다. 
 
밀랜 뮬레인 TD증권 이사는 "1분기중 투자활동은 국내총생산(GDP) 성장률을 지지했지만 2분기에는 시퀘스터 여파로 매우 실망스러운 모습을 보일 것"이라고 전망했다. 
 
◇기업 실적 부진·일자리 감소..충격 '확산'
 
문제는 시퀘스터 충격이 기업 실적 부진과 일자리 감소 등 미국 전반으로 확산되고 있다는 것이다.
 
미국 최대 군수업체인 록히드마틴은 예상보다 좋은 1분기 실적을 공개했지만 올 연간 매출액은 종전 전망치인 445억~460억달러의 하단 수준에 머물 것이라고 밝혔다.
 
브루스 태너 록히드마틴 최고재무책임자(CFO)는 “시퀘스터 영향으로 최대 고객인 미 국방부 지출이 줄었다”며 “그 충격은 2~3분기에 더 커질 것”이라고 우려했다. 록히드마틴은 올해 시퀘스터로 인해 순매출액만 8억2500만달러 감소할 것으로 내다봤다.
 
사정이 어려워지다보니 직원 감축도 잇따르고 있다. 이달 초 미국의 트럭·군용차량 제조회사 오시코시(Oshkosh)는 900명의 직원을 감축한다고 밝혔다. 미 연방정부의 예산 삭감조치를 고려한 것이다.
 
지난 3월 미국 기업의 해고 규모는 4만9000명으로 1년 전에 비해 30%급증한 것도 같은 맥락이다. 
 
미국 의회예산국(CBO)은 시퀘스터에 따른 충격으로 미국의 GDP성장률이 0.5%포인트 감소하고 75만개의 일자리가 사라질 것으로 추정했다. 
 
◇시퀘스터로 여파로 경제성장률 전망도 '불투명'
 
전문가들도 시퀘스터 충격이 지표는 물론 고용시장까지 영향을 주고 있다며 미국 경제가 자신감을 잃어가고 있다고 우려했다.
 
세계 최대 채권 운용사인 핌코의 엘-에리언 최고경영자(CEO)는 “시퀘스터에 따른 실물경제 충격을 구체화하긴 어렵지만 간접 피해까지 고려하면 문제가 매우 심각하다”고 경고했다.
 
향후 경제성장률 전망에 대한 불안감도 커지고 있다. 국제통화기금(IMF)은 '세계경제전망보고서'를 통해 올해 미국의 성장률을 1.7%로 전망했다. 지난 1월 전망치인 2%보다 0.3%포인트 낮은 것으로 시퀘스터가 경제에 부정적 영향을 미치고 있다는 판단이다.
 
월가 전문가들도 1분기 미국 경제성장률은 전년대비 3%를 웃도는 등 강한 모습을 보여주겠지만 2분기에는 1%대에 머물 것으로 예상했다. 
 
딘 마키 바클레이스 캐피탈 수석 이코노미스트는 "올해 미국 경제가 2%성장하는 데 그칠 것"이라며 "시퀘스터를 둘러싼 불확실성이 경제에 적지 않은 영향을 주고 있다"고 지적했다. 
 
이어 "워싱턴에서 시퀘스터 발동을 막았더라면 올해 미국 경제가 3%를 훨씬 웃도는 성장을 했을 것"이라며 아쉬워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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명정선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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