LG 3인방 엇갈린 1분기 기상도..전자만 '쾌청'

LG화학, 중국발 악재에 '주춤'..LGD, IPS로 흑자기조 이어가

입력 : 2013-04-29 오후 5:19:49
[뉴스토마토 양지윤기자] LG그룹 3인방의 1분기 실적이 극명하게 엇갈리며 대조를 보였다.
 
맏형 LG전자는 '미운 오리새끼'였던 휴대폰 사업의 실적 개선을 바탕으로 시장 기대치에 철저하게 부응했다. 절치부심이 끝내 성과로 이어진 것. 
 
반면 수년간 LG그룹의 실적을 견인했던 LG화학은 주축인 석유화학 부문이 업황 부진과 만리장성에 가로막히는 등 부진을 털지 못했다.
 
LG디스플레이는 비수기와 최대고객인 애플의 물량 축소에도 불구하고 4분기 연속 흑자기조를 이어가며 회생 조짐을 보였다. LG그룹 3인방의 지난 1분기 기상도는 전자 '맑음', 디스플레이 '구름 조금', 화학 '비'로 요약된다.
 
◇맏형, 스마트폰 부활에 모처럼 '활짝'
 
LG전자는 지난 1분기 연결기준 매출액 14조1006억원, 영업이익 3495억원을 기록했다. 매출은 전년 동기 대비 6.8% 증가한 반면 같은 기간 영입이익은 13% 감소했다. 올 1분기 실적은 핵심축인 HE사업본부와 MC사업부의 엇갈린 명암이 특징이다.
 
TV사업을 이끌고 있는 HE사업본부가 298억원의 영업이익을 거두며 0.6%의 영업이익률을 달성한 데 반해 휴대폰의 MC사업본부는 영업이익 1328억원에 4.1%의 영업이익률을 거뒀다.
 
이는 지난해 MC사업본부의 연간 영업이익 586억원을 2배 이상 웃도는 규모이자 LG전자의 올 1분기 영업이익의 38%에 해당하는 규모다. 수익성이 높은 스마트폰이 사상 최초로 분기별 판매량 1030만대를 달성하며 실적의 원동력으로 작용했다는 분석이다.
 
반면 LG전자의 또 다른 날개인 HE사업본부는 298억원의 영업이익을 내며 부진한 모습을 이뤄 대조를 이뤘다. 그간 휴대폰의 부진을 메꿔주던 TV가 반대로 미운오리 새끼 신세 전락할 처지에 놓인 셈이다.
 
시장에서는 MC사업본부가 본궤도에 오른 만큼 양 사업부 간 격차는 더 벌어질 것으로 예상했다. 스마트폰이 맏형으로서의 체면 버팀목이 됐지만 한편으로 TV의 부진이라는 또 다른 과제를 안게 된 셈이다.
 
◇알짜배기 아우, 중국발 악재에 '주춤'
 
반면 LG화학은 3인방 가운데 영업이익에선 여전히 앞서 있지만, 실적 추세는 제자리 걸음을 면치 못하고 있다.
 
LG화학의 지난 1분기 매출액과 영업이익은 5조7206억원, 4089억원인 것으로 집계됐다. 매출과 영업이익은 전년보다 각각 0.6%, 8.5% 줄어든 것으로 나타났다.
 
주요 수출국인 중국의 경기 침체가 여전한 데다 수요까지 위축되면서 석유화학 부문 영업이익은 전년 동기 대비 11.45% 줄어든 3238억원을 기록했다. 영업이익의 75%를 담당했던 석유화학이 부진을 겪으며 전체 영업이익에도 적지 않은 타격이 된 셈이다.
 
전지부문도 실적 부진에 가세했다. 매출은 지난해 같은 기간보다 5.2% 증가한 5917억원을 기록했으나 120억원의 영업적자가 발생했다. 전기차 시장이 기대만큼 성장하지 못하면서 차량용 전지를 공급하는 LG화학의 중대형 전지사업 역시 수익성에서 답보 상태에 놓였다는 평가다.
 
증권업계에서는 석유화학 업황 회복 속도가 더딜 것으로 예측했다. 이에 따라 1분기 실적 발표 전후 LG화학의 목표주가를 대폭 낮춰잡는 등 향후 전망을 어둡게 내다봤다.
 
◇애플만이 살길이던 막내, IPS로 자구책 마련은 'OK'
 
3인방의 막내 격인 LG디스플레이는 올 1분기 시장 컨센서스에 부합한 성적을 기록한 것으로 평가된다.
 
지난 1분기 매출액은 전년 동기보다 10% 증가한 6조8032억원, 같은 기간 영업이익은 1513억원을 기록하며 흑자전환했다. 지난해 2분기 적자탈출에 성공한 뒤 4분기 연속 흑자기조를 이어갔다.
 
일각에서는 LG디스플레이의 주요 고객인 애플이 차기작 준비에 돌입함에 따라 올 1분기는 아슬하게 흑자를 달성할 것이라는 관측을 내놓기도 했다.
 
그러나 애플 의존도에 따른 부정적 효과는 그리 크지 않았다는 게 관련 업계 전문가들의 공통된 견해다. IPS 패널 등 차별화 제품과 고객사 다변화 전략이 주효했던 덕이다.
 
LG디스플레이는 지난 1분기 영문 컨퍼런스콜에서 "미국과 한국의 고객사의 매출 비중이 50%를 넘었다"면서 "지난해 4분기엔 미국 업체의 비중이 더 높았고, 1분기엔 한국 업체의 비중이 더 높았다"고 설명했다. 차기작을 준비 중인 애플의 출하 비중이 낮아지면서 LG전자의 매출 비중이 상대적으로 올랐다는 얘기다.
 
증권업계 전문가들은 LG전자가 이르면 올 2분기에나 3분기부터 LG디스플레이의 실적에 본격적으로 기여할 것으로 내다보고 있다.
 
2분기에 출시되는 TV 신제품과 더불어 울트라HD TV와 유기발광다이오드(OLED) TV 등 차세대 TV 선점을 통한 이미지 제고가 판매량 확대로 이어질 것이라는 전망이다.
 
LG전자의 스마트폰 경쟁력이 살아나고 있는 가운데 차세대 TV 시장에서도 주도권 쟁탈전에서 입지를 다져가는 등 모처럼 기가 살아나고 있다. 이러한 기운이 LG화학과 LG디스플레이 등 아우들에게도 긍정적으로 미칠지 주목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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양지윤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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