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스토마토 차현정기자] 엔·달러 환율이 100엔대를 돌파하면서 자동차와 전기전자 등 수출주를 중심으로 주가가 하락했다.
10일 운송장비 업종지수와 전기전자 업종지수가 각각 전날에 비해 2.28%, 2.21% 하락했다. 이밖에 엔화 약세 대표 피해업종으로 꼽히는 철강금속과 유통 등도 모두 2% 넘게 하락했다.
엔화 약세 심화로 수출주의 수익성이 떨어질 수 있다는 점이 부각돼 외국인이 매도에 나선 데 따른 것으로 해석된다. 앞서 9일(현지시간) 뉴욕 외환시장에서 엔·달러 환율은 장중 100엔을 돌파했다. 엔·달러 환율이 달러당 100엔을 넘은 것은 2009년 4월 14일 이후 처음이다.
엔저 현상에 대한 증권가 의견은 분분하다. 100엔대를 유지할 것이란 전망이 나오는 한편 연내 120엔대 진입 가능성에도 무게를 두고 있는 것.
삼성증권은 엔저 현상에 대한 수출주 영향은 이미 반영된 것이어서 하락 종목의 추세적 하락은 없을 것이란 분석을 내놨다.
윤필중 삼성증권 연구원은 “엔화 약세는 작년 말부터 나온 이슈”라며 “엔화가 향후 1~2년간 100엔 대에서 유지할 것으로 봐야 한다”고 말했다. 그러면서 “현대·기아차 주가는 현재 바닥 국면으로 악영향을 상당 부분 반영했다. 당분간 좋은 소식을 기다리며 주시해야 할 때”라고 조언했다.
문제는 연내 달러당 120엔대 진입까지 점쳐진다는 점이다.
임노중 아이엠투자증권 투자전략팀장은 “올해 달러당 105~110엔, 내년 120엔 선까지 엔저가 진행될 것”이라며 “일본중앙은행(BOJ)의 유동성 확대는 미국 연방준비제도(Fed)의 월 850억 달러 채권매입보다 강한 정책으로 내년 말까지 엔화 약세가 이어지는 것이 불가피하다”고 밝혔다.
이상재 현대증권 투자전략부장은 “경기부양책에도 불구하고 2차 엔저현상으로 경기 불안이 커지고 있다”며 “올 하반기 엔·달러 환율이 추가로 20% 이상 오르며 120엔을 넘어서면 박스권 흐름이 불가피하다”고 진단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