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스토마토 전재욱기자] 7살 난 의붓딸을 강간하려다 실패한 혐의로 기소된 아버지가 항소심에서도 무죄를 선고받았다. 피해아동의 진술 자체에 일관성이 떨어지고, 증거가 부족하다는 이유에서다.
서울고법 형사합의10부(재판장 권기훈)는 13세 미만 미성년자 강간 혐의 등으로 기소된 A씨(31)에게 원심과 같이 무죄를 선고했다고 11일 밝혔다.
재판부는 "피해자의 진술이 상당히 구체적이고 일관된 부분이 있어 '일부' 사실일 가능성이 있다"면서도 "피해자를 추행하거나 강간하려다 미수에 그쳤다는 부분의 진술은 신빙성이 부족해 믿기 어렵다"고 판시했다.
재판부는 "피해자는 수사기관에서 처음 진술한 뒤 말을 계속 바꾸고 있다"며 "정확히 어떤 내용으로 피해를 당했는지 특정할 수 없어 피해자의 기억 전반에 의문을 가질 수밖에 없다"고 밝혔다.
이어 "피해자 측에서 제출한 녹취록을 보면 피해자가 '아니다'고 말한 부분의 질문에 대해 변호인 측 질문자가 집요하게 대답을 유도하고 있다"며 "피해자 진술은 반복적인 유도 질문을 통한 암시의 결과라는 강한 의심이 든다"고 설명했다.
재판부는 "피해자가 피고인에게 피해를 당했을 때 입었던 팬티에서 피고인의 정액 반응 등이 나오지 않았다"며 "피해자가 친구에게 범죄 사실을 얘기했다고 진술했지만, 친구 측에서는 진술하기 며칠 전에야 알았다고 밝혔다"는 점도 지적했다.
A씨는 2008년 피해아동 B양(당시 7세)을 키우고 있는 C씨와 결혼한 뒤 B양이 혼자 있는 틈을 타 몸을 더듬고, 강간까지 시도했지만 미수에 그친 혐의로 기소됐다.
1심 재판부는 "피해자의 진술 자체에 모순점이 있다"는 등의 이유를 들어 배씨에게 무죄를 선고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