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스토마토 김선영기자] 2008년 미국증시는 ‘호질기의(護疾忌醫)’라는 사자성어로 표현된다. 미국발 금융위기(병)를 가벼이 여긴 대가는 너무도 컸다.
미국경제는 '100년만의 위기', '제2의 대공황' 이란 무시무시한 말들이 널리 회자될 정도로 금융위기의 실물경제로의 급속한 확산은 경험해보지 못했던 큰 충격파였다.
2008년 미국경제는 당초 2007년 2%에서 1.8%정도로 소폭 둔화될 것으로 예상됐으나 실제는 글로벌 금융위기의 진앙지답게 상당히 심각했다. 연간 성장률은 1.3%수준으로 뚝 떨어졌다.
2009년 미국경제 또한 암울하다. 1%내외의 마이너스 성장과 8%의 높은 실업률이 불가피해보여 경기성장의 핵심 축인 소비가 더욱 냉각될 전망이다.
오바마 신정부 출범과 더불어 대대적인 경기 회생작업이 시작되고 제로로 기준금리 목표치를 낮춘 데 따른 FRB의 통화정책 효과가 기대되지만 어쨋든 상반기 극심한 경기침체를 피해가기는 어려울 것으로 보인다.
그렇다면, 이번 경기침체는 얼마나, 언제까지 계속될 것인가?
전문가들은 통화당국의 금리 인하 및 유동성 투입, 정책당국의 경기부양책 등으로 실물경기 회복이 점차 가시화되는 2009년 하반기에는 신용경색이 크게 완화되면서 문제의 출발점이었던 주택시장에서 바닥신호가 나타날 확률이 있다고 내다보고 있다.
현대증권 이상재연구원은 “최근에 전개되고 있는 모기지 금리의 하락과 주택대출시장의 자금공급 확대가 4분기 정도에는 미국 주택가격이 안정되면서 2010년 미국경제 회복의 기반을 만드는 요소가 될 것”이라고 전망했다.
이처럼 미국 경제가 내년 하반기 정도 바닥을 치면서 조금씩 정말 조금씩 회복된다면 주가가 경기를 선행하는 만큼 주식시장은 4~6개월 전부터 좋아질 수 있다는 기대감을 가질 수 있다.
지난 2008년 뉴욕증시는 9월 중순, 리만 파산보호신청 이후 급격히 무너졌다. 10월 중순 각국의 금융안정대책 발표 이후 급락세에서는 벗어났지만, 경기침체 후폭풍으로 인해 여전히 침체국면에서 벗어나지 못하는 양상이다.
그렇다면, 2009년 증시에서는 희망을 찾을 수 있을까?
2008년 9~10월 경제지표에서 나타났듯이 금융불안의 파고가 실물경제를 덮치면서 2009년 상반기 중 미국경제는 극심한 침체국면에서 벗어나지 못할 것이고, 이로 인한 기업실적 악화가 주식시장의 반등을 억누르며 상반기 미국 주식시장은 약세장이 불가피할 것으로 보인다.
이렇듯 2009년 뉴욕증시는 상반기에는 경기침체 심화에 따른 역실적 장세가 펼쳐지겠지만 하반기 중에는 금융불안의 점진적 완화를 바탕으로 경기회복 기대가 형성되는 유동성 장세가 전개되며, 상반기 침체국면에서 벗어나 하반기에는 저점 확인후 반등하는 상저하고의 패턴이 전개될 것이란 예상이다.
메리츠증권 심재엽팀장은 “펀더멘털 상으로 본다면 기업실적이 악화될 가능성이 있고 악화 시그널이 상반기 중에 나타날 수 있지만 그럼에도 불구하고 더 이상 나빠지지 않는다는 인식이 작용하며 주가는 바닥을 확인하는 모습이 상반기에 나올 것”으로 예상했다.
모건스탠리는 미국경기가 2010년까지 성장이 둔화 될 것이라며 현재의 경기 침체가 과거보다 심각하다고 진단했지만 뉴욕증시는 경기회복에 6~9개월 앞서 바닥을 칠 것이라며 내년 하반기중에는 반등할 것으로 기대했다.
하지만 예측대로 바닥을 탈출한다고 해도 회복의 속도와 지속력이 문제다. 아마도 초기 단계의 회복은 약할 것으로 보인다.
반면, 비관적인 시각도 있다. 지금의 약세장이 지속된다는 의견이다.
실제로 지난 100년간 지속하는 약세장이 세번 있었다. 1907년과 1929년, 그리고 1972년은 약세장이 시작돼 오랜 시간 계속된 바 있다.
씨티그룹도 올해 S&P500지수 전망치를 당초 1300에서 1000으로 낮췄다. 현 수준에서 15% 정도 반등하는데 그칠 것이란 분석이다. 씨티는 미국 정부의 구제금융 계획, 금융기관들의 자구 노력, 대선결과와 연준리의 시장 개입에도 불구하고 증시부양에는 실패했다고 지적했다.
증권가 속설에 '신도 예측 못하는 영역'이 주식시장이라고 했다. 2009년에는 비관적인 전문가들의 예측이 좋은 방향으로 빗나가기를 바라는 투자자들의 심정이 반영되기를 기대해 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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