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도' 조세형 "선교사무실 마련하려 절도"

검찰, 징역 5년 구형

입력 : 2013-05-21 오후 6:09:27
[뉴스토마토 전재욱기자] 고급 빌라에 침입해 귀금속을 훔친 혐의로 기소된 대도(大盜)조세형씨(74)는 "선교 활동을 위해 범행을 저질렀다"고 주장했다.
 
21일 서울중앙지법 형사15단독 송각엽 판사 심리로 열린 공판에서 조씨는 "서울역에서 노숙자를 상대로 선교활동을 해왔는데, 지속적으로 선교활동을 하려면 선교 사무실이 있어야 했다. 임대 비용 3000만원이 필요했다"고 밝혔다.
  
그는 "전 부인이 3000만원을 지원하기로 했지만 사기를 당했다"며 "이 과정에서 스트레스가 겹쳐 범행을 저질렀다. 뼈아프게 반성하고, 치욕스럽게 생각한다"고 털어놨다.
 
이어 함께 기소된 한국장애인장학회 이사장 박모씨(57)의 선처를 부탁하며 "범행은 혼자서 계획 했다. 박씨는 서초동 범행 장소에 태워다 준 죄밖에 없다"고 주장했다.
 
조씨는 결심공판까지 진행된 이날 재판에서 "고아원에서 자라며 훔쳐 먹는 일이 생계 수단이었다. 성인이 돼 보니 절도는 직업이었다. 그러나 청송교도소에서 16년을 지내며 예수님을 만나 출소한 뒤 재범하지 않으리라 다짐했다"고 최후진술을 했다. 
 
이어 자신이 계속해서 절도를 저질러온 배경에 대해 상세히 설명했다.
 
그는 "삼성그룹 보안업체 이사로 있으면서 자꾸만 뚫리는 자사의 경계 시스템에 골머리를 앓았다. 일본 경비업체의 보안망을 시험해보기로 마음 먹었다"며 "2001년 일본에 건너가 무작위로 민간 주택을 침입했는데, 하필 그 집이 경시청(일본 도쿄 도를 관할하는 경찰 본부)장의 자택이었다. 일본 경찰은 나를 테러리스트로 보고 총격을 가했다. 이 과정에서 오른팔에 총상을 입었고, 현재 4급 장애를 달고 산다"고 말했다.
 
이어 "일본에서 복역하다가 출소했는데 한국에 돌아오니 '역시 도둑은 도둑'이란 비난이 자신에게 쏟아졌다"며 "재기하려고 노력했지만 사기를 당했고, 또 범행을 저지르고, 다시 사기를 당했다. 그러다 이번에 선교 사무실을 얻는 비용을 날리고 난 뒤 스트레스가 겹쳐 어리석은 짓을 저질렀다"고 덧붙였다. 
 
이날 검찰은 조씨에 대해 징역 5년을, 함께 기소된 박씨에 대해 징역 2년을 구형했다.
  
조씨에 대한 선고공판은 다음달 14일 오전 10시에 열린다.
 
앞서 검찰은 지난달 3일 서울 서초구 모 고급빌라에 사다리를 이용해 오른 뒤 창문 유리창을 깨고 안에 들어가 롤렉스시계 2개 등 시가 2860만원 상당의 귀금속류를 훔친 혐의(특가법상 절도)로 조씨와 박씨를 기소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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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재욱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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