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스토마토 최봄이기자] 서울시가 2030년까지 승용차에 의존하지 않아도 편리하게 이동할 수 있는 교통특별시를 만든다고 23일 밝혔다. 보도면적을 지금보다 2배 늘리고 시내 어디서나 공공자전거를 이용할 수 있도록 할 방침이다. 보행, 자전거, 자동차 등 모든 교통수단이 함께 이용할 수 있는 '완전도로'도 도입된다.
23일 발표한 '서울 교통비전 2030'은 지난 1994년 제1차 교통정비 기본계획을 수립한 후 서울시가 두 번째로 마련한 장기계획이다. 서울시의 최상위 교통정책으로 향후 20년간 수립하는 서울시 교통정책의 근간이 된다.
'차량·소유·성장'에 가치를 뒀던 기존 교통정책과 달리 이번에 마련한 비전은 '사람·공유·환경'을 핵심가치로 삼았다. 과거 교통정책이 자동차도로를 확충에만 초점을 맞춰 에너지 낭비, 환경문제가 발생했다는 것이다.
현재 서울에서 소비되는 에너지 중 교통 부문은 31%를 차지하고 있으며 대기오염물질의 61%가 도로에서 발생하고 있다. 연간 교통혼잡비용은 2010년 기준 7조5000억에 이른다.
◇서울시 2030 차 없는 교통특별시 구상(자료:서울시)
'서울 교통비전 2030'의 3대 정책방향은 ▲사람이 중심인 교통 ▲함께 이용하는 교통 ▲환경을 배려하는 교통으로 하위 11대 약속이 이를 뒷받침하고 있다.
◇보도 면적 2배 확대..제한속도 30km/h 이내 제한
우선 보행자와 자전거 중심의 교통 환경을 구축하기 위해 보도 면적을 2배로 확대하고 공공자전거 시스템을 도입한다. 세종로와 같은 보행자 전용도로를 시내 곳곳으로 확대한다. 또한 현재 상암·여의도에서 운영되고 있는 공공자전거를 도심 주요 지점으로 확대해 파리 밸리브처럼 시내 어디서나 자전거를 빌려탈 수 있도록 할 방침이다.
교통 안전사고 예방을 위해 도로교통환경도 종합적으로 정비한다. 2030년까지 서울시내 모든 생활권의 제한속도를 30km/h 이내로 제한해 교통 사망사고를 획기적으로 줄인다는 것이다. 또한 차량 구입 시 차고지 확보를 의무화하는 '차고지 증명제'를 도입해 불법주차로 인한 안전사고를 줄여나갈 계획이다. 교통약자의 진입장벽을 줄인 저상버스도 현재 27%에서 100%로 확대한다.
대중교통 체계는 철도 중심으로 재정비해 어디서나 10분 이내에 지하철역으로 이동할 수 있도록 한다. 중앙정부가 추진하는 KTX노선과 수도권 광역급행철도 등을 통해 한양도성·강남·여의도 등 3개 도심을 급행으로 연결하는 간선 철도축을 마련한다는 구상이다.
◇모든 교통수단 함께하는 '완전도로'..혼잡요금제도 도입
시는 공유교통 활성화를 위해 '완전도로(Complete Street)' 개념을 도입하고 카셰어링 서비스를 보편화한다는 계획도 발표했다. 완전도로는 보행, 자전거, 자동차 등 모든 교통수단이 함께하는 공간이다. 새로운 도로를 만들거나 기존 도로를 정비할 때 보행자, 자전거, 대중교통, 승용차가 통행할 수 있는 공간을 모두 확보하도록 할 계획이다.
'환경을 배려하는 교통' 구현을 위해서는 2030년까지 도심 승용차 분담률을 기존 18.4%에서 10%로 낮추고 대중교통도 환경오염물질 무배출 차량으로 전면 교체한다. 간선도로 내 혼잡구간 비율은 19%에서 10%로 낮춘다.
이를 위해 이동거리만큼 통행요금을 부과하는 '혼잡요금제도'를 도입하고 재택근무, 스마트워크 등 유연근무제를 확대하기로 했다.
아울러 버스 승차대부터 가로등, 방음벽, 도로 노면 등을 활용해 에너지를 생산하는 '에너지 생산도로(Solar way)'를 구축하고 제물포길, 서부간선도로, 동부간선도로 등을 지하화한다는 계획도 포함됐다.
시는 이번에 발표한 11대 약속을 추진해 2030년까지 승용차 통행량과 대중교통 평균통근시간을 30% 줄이고 녹색교통수단 이용면적 비율 30%로 확대하는 '트리플(Triple) 30'을 달성한다는 목표를 제시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