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스토마토 최기철기자] 故 노무현 전 대통령의 형 노건평 씨 수사에 대한 브리핑에서 ‘뭉칫돈’발언으로 논란을 불러왔던 이준명 서울고검 검사(48·사법연수원 20기)가 징계를 받게 됐다.
대검찰청 감찰본부(본부장 이준호)는 지난 23일 감찰심의위원회를 열고 이 검사에 대한 경징계를 청구했다고 27일 밝혔다. 이 검사에 대한 징계여부는 법무부에서 결정되나 대개 감찰심의위의 권고에 따르고 있다.
대검 감찰본부 관계자는 이날 “‘노씨의 자금 관리인으로 추정되는 사람의 계좌‘나 ’수상한 계좌‘ 등의 표현은 피의사실공표죄 정도는 아니더라도 당사자인 노씨가 명예훼손으로 느낄 수 있다고 판단돼 징계를 결정했다”고 밝혔다
그러나 “브리핑 시점은 전직 경찰청장이 노 전 대통령에 대해 명예훼손으로 조사를 받고 있는 상황이었고, 노씨에 대한 수사에 대한 오보가 많이 나오고 있던 상황이라 적절했다고 판단됐다”고 설명했다.
이 관계자는 또 “감찰심의위에 참석한 위원들 중 일부는 ‘이런 것도 징계청구가 가능한가’라는 취지의 의견도 있었으나 향후 다른 공보관들에게도 비슷한 사례가 나올 수 있기 때문에 징계해야 한다는데 뜻을 모았다”며 “다만 정치적 의도나 불순한 의도는 없었던 것을 감안했다”고 밝혔다.
이 검사는 창원지검 차장으로 근무하던 지난해 5월 노씨에 대한 공유수면 매립 이권 개입사건을 수사하던 중 기자 브리핑에서 “노씨 자금관리인으로 추정되는 사람의 계좌에서 수상한 뭉칫돈이 발견돼 확인 중”이라는 발언을 해 논란이 일었다.
당시는 노 전 대통령 서거 3주기를 앞둔 시기로 정치적 의도가 있는 것 아니냐는 비판이 들끓었고, 검찰은 결국 ‘뭉칫돈’에 대해서는 혐의를 확보하지 못해 업무상횡령 혐의에 대해서는 무혐의 처분하고 부동산실명법위반 혐의만 적용, 노씨를 불구속 기소했다.
한편, 이 검사는 논란이 증폭되자 지난달 19일 사표를 냈으며 아직 법무부에 의해 수리되지 않고 있다. 경징계라고 해도 경징계를 받고 사표가 수리되면 일반퇴직금 외에 명예퇴직금은 받을 수 없게 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