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기자, 경인운하가 전면개통되고 이제 1년이 지났는데요, 운영 실적은 어땠습니까?
기자: 경인운하는 개통 초기부터 '텅 빈 뱃길', '배 없는 뱃길'이란 오명을 썼었는데요, 개통 후 1년 화물실적이 예측치의 7.3%에 불과한 것으로 나타났습니다.
지난해 5월부터 지난달 21일까지 경인운하를 통해 처리된 화물은 34만5000t인데요, 2008년 한국개발연구원이 예측한 개통 첫 해 실적이 716만2000t이었습니다. 유람선을 이용한 여객수는 17만2000명으로 예측치의 4분의 1수준에 그쳤습니다. 신개념 수변공간으로 조성했다는 수자원공사의 설명과 달리 뱃길은 고요하기만 합니다.
때문에 사업추진의 근거가 된 한국개발연구원, KDI의 타당성 조사에 문제가 있다는 비판이 많은데요, 2조5000억원에 달하는 대규모 혈세가 투입되는 사업인 만큼 비용과 편익을 제대로 따져서 사업 추진 여부를 결정해야 함에도 달성하기 어려운 장밋빛 전망을 제시했다는 겁니다.
앵커: 네, 이렇게 아라뱃길 개통 1년, '초라한 성적표'를 받아들었는데요, 이렇게 부진한 실적을 기록한 이유는 무엇입니까?
기자: 네, 아라뱃길 실패 요인은 크게 두 가지를 꼽을 수 있는데요, 배후 생산기지가 부족해 항만수요를 창출하기 어렵다는 점, 인접한 인청항과 경쟁하는 것이 어렵다는 점입니다.
이에 수자원공사 측은 개통 1년차 단기 평가는 무리라며 항만 안정화에는 시간이 더 필요하다는 입장인데요, 그 근거로 평택신항, 포항영일항을 들었습니다. 이들 항만이 개항 첫해 목표치의 5%도 못 미치는 실적을 기록했지만 개항 3년차엔 예측치의 50%를 달성하고 있다는 것인데요, 하지만 평택신항은 배후에 대규모 자동차 생산기지가 있고 포항영일항은 철강단지가 입지하고 있다는 점에서 아라뱃길과 단순 비교하기는 어렵다고 볼 수 있습니다.
또한 아라뱃길은 5000t급 이하 배만 다닐 수 있는 중소항으로 유속이 느려 유류비가 많이 든다는 단점이 지적됐었는데요, 때문에 인천항에서 도로로 수송하는 것이 훨씬 빠르고 돈도 덜 드는데, 굳이 아라뱃길을 이용할 유인이 있느냐는 지적들이 꾸준히 나왔습니다.
앵커: 그렇군요, 아라뱃길이 활성화되기 어려운 근본적인 한계들이 있는데요, 아라뱃길이 인근 부동산 시장에는 어떤 영향을 미쳤습니까?
기자: 2조5000억 규모의 대형 국책사업, 아라뱃길은 사업 초기 인근 부동산 시장을 들썩일만한 '대형급 호재'로 거론됐습니다.
아라뱃길 임시개통한 2011년과 전면개통한 지난해 5월, 개통 1주년을 맞은 현 시점에 인근 부동산 시장 어떻게 움직였는지 살펴봤습니다.
우선 서해쪽 아라뱃길과 맞닿은 청라국제도시는 2009년 이후 투자유치 등에 실패하며 부동산 침체의 직격탄을 맞아 아라뱃길의 수혜를 찾아보기 힘들었습니다.
아라뱃길과 더 인접한 검암동, 귤현동, 김포시 고촌읍 일대도 아라뱃길 전면개통 후 매매가가 더 떨어지는 모습이었는데요, 아라뱃길의 영향보다는 전반적인 부동산 경기의 흐름에 따라 가격이 등락한 것으로 보입니다.
이 지역에서는 아라뱃길보다는 공항철도가 개통돼 서울 접근성이 높아진 점을 더 환영하는 분위깁니다.
앵커: 아라뱃길이 제기능을 하지 못하면서 인근 부동산 시장 활성화 효과도 나타나지 않는 모습이군요. 그렇다면 아라뱃길을 활성화할 수 있는 향후 대안으로는 어떤 방안들이 제시되고 있습니까?
기자: 적극적인 마케팅 활동으로 물동량을 확보한다는 것인데요, 우선 동남아시아 지역을 중심으로 신규항로 개척을 추진하고 국내외 선화주를 초청해 설명회도 열 계획입니다. 또한 선주에 대한 인센티브도 제공하는데요, 항만을 이용할 때 드는 입출항료, 예인선 사용료나 도선료 등을 감면하거나 면제한다는 전략입니다.
이와 더불어 초중량 화물 운송에 더 주력한다는 계획도 발표됐는데요, 초중량화물이란 도로에 부담을 줄 정도로 무거운 대형 교량 상판, 발전소 설비 등을 말합니다. 지난 27일에는 약 100톤, 15미터 길이의 화력발전소 기자재를 아라뱃길을 통해 운송하기도 했습니다.
관광객들을 더 많이 끌어모으기 위해서는 뱃길 내 중간 선착장을 마련하고 공항철도와 연계할 수 있도록 하고 운항노선을 다양화하는 방안 제시됐습니다. 또 김포터미널 내 상업시설 부지에 대형 아울렛과 호텔이 완공되면 관광수요가 더 늘 것으로 예상하고 있습니다.
앵커: 그렇군요, 아라뱃길 활성화를 위해 정부기관이 머리를 맞댄다고 하는데, 어떤 사안들이 논의되고 또 아라뱃길의 향후 과제는 무엇입니까?
네 오늘이죠, 30일부터 국토교통부, 해양수산부, 수자원공사와 각 지방청이 참여해서 아라뱃길 활성화를 위한 방안을 논의하기로 했습니다. 필요할 때 상시로 모이기로 했는데요, 주요 안건으로는 물동량 유치를 위한 마케팅 방안, 여객 수요 창출을 위한 중간 선착장 개선문제, 그리고 준공 문제로 알려졌습니다.
그 중 준공문제는 아라뱃길이 해결해야 할 중요한 과제 중 하나인데요, 인천터미널, 교량 등 시설물을 준공하게 되면 지자체가 직접 관리해야 하는데 인천시가 이 관리비 부담 등을 이유로 준공을 미루고 있는 것입니다.
또 수질개선도 중요한데요, 청옥빛 물결이 펼쳐진다는 설명과 달리 물빛이 검고 냄새가 날 때가 많다는 겁니다. 아라뱃길이 요트나 카누 등 신개념 수변문화공간으로 조성된 만큼 수질기준 지표를 개선할 필요가 있고요, 무엇보다 인공적인 물길로 환경이 파괴되는 것을 막기 위해 각별히 신경을 써야 한다고 전문가들은 지적하고 있습니다.
앵커: 네 아라뱃길 활성화 방안 어떻게 마련되는지, 향후 산적한 과제들을 잘 해결해 나가는지도 유심히 지켜봐야 겠습니다. 최기자 오늘 말씀 잘 들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