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스토마토 최기철기자] 전두환 전 대통령의 장남 재국씨가 버진아일랜드에 페이퍼컴퍼니를 설립했다는 뉴스타파의 폭로와 관련해 검찰이 수사에 나설 방침을 밝혔다.
검찰은 3일 “재국씨의 페이퍼컴퍼니 설립 보도와 관련해 보도내용의 진위 여부와 실체 등을 검토할 예정”이라고 밝혔다.
재국씨가 페이퍼컴퍼니를 설립한 것으로 알려진 2004년 7월은 검찰이 전 전 대통령의 차남 재용씨에 대한 조세포탈 수사를 진행하던 시기다.
당시 전 전 대통령의 비자금 중 73억여원이 재용씨에게 흘러들어 갔다는 의혹이 강하게 제기됐고, 재용씨는 조세포탈 혐의 등으로 구속기소돼 재판을 받는 과정에서 비자금 유입 의혹이 사실로 확인됐다.
검찰이 곧바로 추징금 환수에 들어갔으나 소유권이 넘어가 재용씨의 자금과 섞인 만큼 전 전 대통령의 자금으로 볼 수 없다는 이유로 추징하지 못한 것으로 알려졌다.
재국씨가 ‘블루 아도니스’라는 명의로 페이퍼컴퍼니를 설립한 때도 이 때쯤으로, 재판을 받던 재용씨의 73억여원의 자금이 이리로 흘러들어갔을 가능성이 높은 것으로 보인다.
그러나 당장 이 금액에 대해 검찰이 수사에 나설 수 있는 상황은 아니다. 전 전 대통령의 자금이란 정황이 강하지만 실질적인 소유는 전 전 대통령이 아니기 때문이다.
게다가 국세청이 먼저 자금을 추적할 것으로 알려진 만큼 국세청이 먼저 조사를 한 다음 탈세나 기타 부당이득 등의 혐의로 고발하면 검찰이 본격적인 수사를 진행할 가능성이 크다.
앞서 채동욱 검찰총장은 ‘전 전 대통령의 미납 고액 추징금을 환수하기 위해 필요하면 압수수색하라“고 강하게 지사한 바 있으며, 지난달 30일에는 전 전 대통령의 미납 추징금 추적팀장을 임명하는 등 환수조치에 속도를 내고 있다.
추적팀은 현재 전 전 대통령의 재산 상황 추적 및 외부로 분산된 재산에 대한 환수를 위한 법리를 치밀하게 검토 중인 것으로 알려졌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