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스토마토 이종용기자]국내 최대 금융그룹인
KB금융(105560)지주 수장에 경제관료 출신인 임영록 후보가 내정됨에 따라 금융권의 지각변동 예상된다.
우리금융지주 M&A(인수·합병) 대상자로 유력하게 거론되는 KB금융의 회장이 내정됨에 따라 우리금융 민영화 논의도 급물살을 탈 것으로 보인다. 임 내정자 입장에서는 노조의 반발, 우리금지주 합병에 대한 입장정리 등 산적한 과제가 놓여있다.
◇'첫 경제관료 출신' KB금융 회장..조직 추스리기 우선
(사진제공=KB금융지주)
KB지주 회추위는 5일 서울 중구 한 호텔에서 최종 후보 4인에 대한 최종 면접을 실시한 후 투표결과, 임 사장을 신임 회장으로 선출했다고 밝혔다.
임 내정자는 회추위의 만장일치로 새 회장에 선임됐으나 본인을 관료 출신으로 분류하고, 반대해온 조직 내부의 반발을 우선 다스려야할 것으로 보인다.
국민은행 노조는 신제윤 금융위원장이 지난 1일 기자들과 만나 "관료도 능력, 전문성이 있으면 금융그룹 회장을 할 수 있다고 생각한다"고 발언에 대해 이미 ′관치금융 기도′라고 규정한 바 있다.
이 때문에 지난 2010년 어윤대 회장 선임 당시와 마찬가지로 국민은행 노조의 임 내정자에 대해 사퇴 요구가 거세게 일어날 가능성도 배제할 수 없다.
노조측은 이날 "이번 회장 선출을 인정할 수 없다"며 "당장 오는 7일부터 임영록 사장의 출근 저지 투쟁을 시작해 이사회 저지 투쟁에 나설 것"이라고 엄포를 놓은 상태다.
또 임 내정자의 조직 추스르기 능력과 리더십은 은행장 인사를 통해 1차적으로 드러날 전망이다. 민 행장의 임기는 어 회장과 같은 오는 7월12일에 만료돼 새 회장 취임 직후 추가 인사가 연이어 이뤄질 가능성이 크다.
아울러 실적 개선을 통해 '리딩뱅크'의 위상을 되찾아야하는 것도 임 사장의 중장기 과제다. 저성장, 저금리 속에 금융권 전체가 위기를 맞고 있지만, 리딩 뱅크라는 명성을 되찾기 위해서는 경쟁사보다 뼈를 깎는 노력이 필요하다는 지적이다.
◇'KB+우리' 메가뱅크 현실화되나
임 내정자는 우리금융 민영화의 밑그림과 관련해서 명확한 입장을 정리해야 할 것으로 보인다. 임 내정자는 지주 사장으로 재임하면서 지난해 우리금융 인수 검토작업을 벌인 경험이 있다.
현재까지 우리금융 민영화의 큰 방향이 ′일부 자회사 분리 매각 후 KB금융과의 합병′쪽으로 가닥이 잡히고 있다. 특히 신 위원장이 우리금융 민영화에 "직을 걸겠다"고 밝힌 바 있어 KB금융과의 합병이 더욱 탄력을 받고 있다.
KB금융의 입장에서도 우리금융 합병을 통해 메가뱅크로 거듭날 경우 '규모의 경제' 효과를 누릴 수 있다는 강점이 생긴다. 다만 우리은행의 경우 중복점포와 인력 문제를 감안해 실익이 적다고 판단할 수도 있는 상황이다.
우리금융과의 합병이 진행될 경우 노조와의 반발과 내부 동요가 뒤따른다.
최근 수년동안 우리금융 민영화 과정에서 대형금융지주사와의 결합 방안이 제기됐지만 금융권의 반대에 번번이 실패로 돌아갔다. 국민은행 노조와 우리은행 노조는 이미 두 금융지주사의 합병과 관련해 공동 대응키로 하는 등 본격적인 대응에 나설 태세다.
이 때문에 임 내정자는 이러한 내부 조직를 추스르면서도 우리금융의 최대 주주인 예금보험공사과의 원활한 관계속에 우리금융 민영화에 대한 분명한 입장과 그에 따른 비전, 구체적 전략을 제시해야 한다는 평가다.
KB금융의 고위 관계자는 "우리금융지주 M&A는 그룹 내에서도 실질적인 이익이 되는 방향으로 진행돼야 한다는 공감대가 있다"면서 "새 회장이 선임된 만큼 우리금융지주와 합병 논의도 앞으로 구체화될 것"이라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