롯데 `문어발' 주가 희비 교차

롯데쇼핑 휘청…롯데제과·롯데칠성 선방

입력 : 2009-01-13 오전 6:55:00
롯데그룹이 크고 작은 인수·합병(M&A)에 나서며 문어발 확장을 하고 있으나 해당 업체들의 주가는 엇갈린 양상을 보이고 있다.

금융시장과 실물경제의 상황이 좋지 않은 탓에 투자자들 사이에 부채 혐오감이 생기면서 최근 수년간 M&A로 몸집을 불린 다른 그룹의 주가가 일제히 폭락한 것과는 다소 차이가 있다.

13일 코스콤에 따르면 12일 종가 기준 롯데그룹의 주가평균은 1년 전보다 25.90% 떨어졌다.
롯데그룹주 중 M&A의 선봉에 섰던 롯데쇼핑(-49.53%)은 1년 전보다 주가의 하락폭이 다소 컸지만 롯데제과(-15.76%)나 롯데칠성(-27.50%)은 그룹 평균치와 비슷했다.

같은 기간 코스피지수가 1782.27(2007.1.11)에서 1156.75까지 35.10% 떨어진 것에 비하면 롯데그룹주는 전반적으로 선방한 편이다.

롯데그룹은 최근 국내 소주시장에서 진로에 이어 2위 자리를 차지하는 두산 주류사업을 5천300억원에 인수하고 작년 12월에는 코스모투자자문을 629억원에 인수하는 등 왕성한 몸집 불리기를 해왔다.

롯데제과는 작년 9월 네덜란드 초콜릿회사 길리안을 1천700억원에 사들였다. 롯데쇼핑도 작년 10월 네덜란드계 대형마트 마크로 인도네시아 점포 19개를 3천900억원에 넘겨받는 등 중국에 이어 국외진출을 활발히 하고 있다.

M&A로 몸집을 키웠던 금호아시아나 그룹 주가평균이 1년 전보다 44.88%, 두산그룹은 50.98%, 한화그룹은 62.60%, STX그룹은 70.08% 떨어져 코스피지수의 하락률을 한참 초과해 폭락했다.

롯데그룹이 미국발 금융위기에 따른 금융시장 경색과 실물경제 침체 속에 M&A에 나섰음에도 주가가 선방한 것은 현금을 많이 보유한 때문으로 분석된다.

신영증권 서정연 연구원은 "롯데그룹은 유통·제과 위주의 그룹이기 때문에 투자를 안 하면 현금이 모이는 사업구조로 되어 있어, 계열사별로 수천억원씩 현금을 보유하고 있다"고 말했다.

서 연구원은 "현금이 많더라도 뭔가를 사면 시장에서 싫어한다. 롯데그룹주 중 해외진출을 위한 M&A를 많이 한 롯데쇼핑은 인도네시아나 중국에 진출하면서 프리미엄이 과다했던 데다 작년부터 현금을 다 쓰고 차입까지 하면서 상대적으로 주가가 많이 내렸다"고 설명했다.

한화증권 박종록 연구원은 "최근 두산 주류 부문 인수에 나선 롯데칠성음료는 자산규모보다 차입금이 적어 인수비용이 부담스럽지 않다"고 평가했다.
 
[서울=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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연합뉴스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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