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스토마토 전재욱기자] 우체국 운영비를 조카의 계좌에 넣어 관리해온 별정우체국장에게 내려진 징계 처분이 적법하다는 판결이 나왔다.
서울고법 행정합의 5부(재판장 조용구)는 우체국장 장모씨(59)가 경인지방우정청장을 상대로 낸 징계처분 취소청구소송에서 원고패소 판결했다고 9일 밝혔다.
재판부는 "우편·예금 취급 수수료는 S우체국이 취급한 우편과 예금 업무에 대해 지급되는 것으로, S우체국 업무수행에 필요한 용도로 사용되는 공금"이라고 규정했다.
이어 "원고가 공금을 우체국 피지정인인 조카의 계좌로 입금했고, 조카가 일부를 사적인 용도에 사용한 것으로 보여 성실복무 의무 위반의 정도가 결코 가볍지 않다"고 지적했다.
재판부는 "우정사업본부 징계약정을 보면 공금유용의 경우 액수가 3000만원 이상이면 '파면' 처분하도록 요구하고 있다"며 "'정직 1월'은 사회통념상 재량권을 남용한 것으로 볼 수도 없다"고 덧붙였다.
장씨는 별정우체국인 경기 안성 S우체국장 재직 당시 2008년 12월부터 2011년 4월까지 받은 취급수수료 3400여만원을 조카에게 송금했다.
장씨의 조카는 삼죽우체국 피지정인으로, 앞서 작은 아버지인 장씨를 우체국장에 임명했다.
이 같은 사실은 2011년 감사원의 별정우체국 감사로 드러났고, 경인지방우정청은 장씨에게 정직 1월의 징계처분을 내렸다.
이에 장씨는 "1962년 별정우체국이 설치된 이래 추천국장이 피지정인에게 취급수수료를 지급해온 것은 관행"이라는 이유 등으로 소송을 냈다.
1심 재판부는 "수수료를 '공금'으로만 볼 수는 없다"는 이유 등으로 장씨의 손을 들어줬고, 경인지방우정청장은 항소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