조선업 반등 조짐..선가 상승에 수주량도 증가

입력 : 2013-06-10 오후 4:42:40
[뉴스토마토 최승근기자] 세계 경기 침체에 따른 물동량 감소와 선박 공급 과잉으로 2008년 하반기 이후 침체기를 겪던 조선업이 최근 반등의 조짐을 보이고 있다.
 
업계에서는 최근 중고선 가격이 회복된 데 이어 신조선가의 상승에 주목하고 있다. 또 탱커와 벌커, 컨테이너 등 조선업 3대 주요선종에 발주량이 집중되는 등 구조적으로 전형적인 회복 추세에 접어든 것으로 판단했다.
 
(자료제공=클락슨, 아이엠투자증권)
 
영국 해운전문조사기관 클락슨에 따르면 지난해 9월 말 이후 하락세에 있던 중고선가 지수는 4월부터 반등에 성공해 지난달 말 101로 올랐고, 거래량도 5월 말 기준 전년 같은 기간에 비해 32.6%가량 증가했다.
 
조선업계에서 중고선가는 선박 수요의 선행 지표로 작용해 신조선가의 상승을 이끈다.
 
일반적으로 중고선 가격이 신조선가의 70~80% 선에 이르면 선주들이 새로운 선박의 발주를 고민하기 시작한다는 뜻이다.
 
(자료제공=클락슨, 신영증권 리서치센터)
 
실제 올 들어 중고선가 지수가 6차례에 걸쳐 상승하면서 7개월 만에 100을 넘자 지난달 신조선가는 전월 대비 0.7% 상승한 127포인트를 기록했다. 이는 지난 2011년 2분기 이후 첫 반등이었다. 
 
여기에는 전체 상선 발주금액의 60%를 넘는 컨테이너선과 벌크선의 가격 회복이 가장 큰 영향을 끼쳤다. 올 초부터 지난 4월까지 누적 기준 전 세계 상선 발주금액도 전년 대비 33% 증가했다.
 
업계에서는 상선 가격이 회복되고 발주량이 증가한 것이 2008년 선박 공급 과잉이 해소되는 과정으로 보고 있다.
 
또 올해 컨테이너선 물동량 증가율과 새로 공급될 컨테이너선 증가율이 비슷하다는 점도 조선업 회복의 신호로 읽힌다.
 
2008년 하반기 이후 줄곧 컨테이너선 공급율이 물동량 증가율을 앞서 왔다.
 
하지만 올해 북미-유럽간 및 아시아-유럽간 물동량(전체 물동량의 16%)의 점진적인 회복에 힘입어 전년 대비 전체 물동량이 6% 증가할 것으로 전망되는 데다, 신규 컨테이너선 공급량도 전년 대비 6.2% 증가할 것으로 예상되는 등 수급이 균형을 찾아가고 있다.
 
이와 함께 일반 상선에 비해 고부가가치인 해양플랜트도 지속적인 성장이 예상된다.
 
영국 BP 등 오일메이저는 최근 심해 석유시추 활동이 2020년까지 연평균 5.2% 증가해, 1.3%로 추정되는 육상시추 부문을 초과 성장할 것으로 전망했다. 이에 따라 2020년경에는 심해시추가 전체 시추활동에서 차지하는 비중이 2010년 11.7%에 비해 대폭 늘어난 16.7%에 달할 전망이다.
 
또 지난달까지 현대중공업(009540), 삼성중공업(010140), 대우조선해양(042660) 등 국내 조선 빅3가 85억달러의 해양생산설비를 수주한 이후, 발주된 심해시추 설비들이 작업에 본격 투입되면 후속공정을 위한 생산설비 발주가 이어질 것이란 전망도 해양플랜트 시장 확대를 뒷받침한다.
 
물론 일각에서는 벌크선과 컨테이너선 등 일부 선종에서의 가격 상승을 조선업 전체의 반등으로 보기에는 어렵다는 반론도 있다.
 
벌크선과 컨테이너선은 다른 상선에 비해 운임 수준이 낮아 선사들의 발주 여력이 크게 개선됐다고 보기 어렵고, 중소 조선사의 경우 아직 수주잔고가 부족한 곳이 많아 저가수주가 이뤄질 여력이 많다는 이유에서다.
 
결국 업황 개선에 대한 답은 '실적'이 증명하게 됐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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최승근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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