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스토마토 박수현기자] 남북당국회담이 무산되면서 대화 국면을 맞는 듯 했던 남북관계가 급격히 냉각 중이다. 박근혜 정부 출범 이후 냉온탕을 오가고 있는 한반도 정세에 대한 우려가 커지고 있다.
북한 대남기구인 조국평화통일위원회(조평통)는 13일 수석대표의 '격' 문제로 회담이 무산된 것에 대한 책임은 전적으로 남측에 있다는 입장을 발표했다.
조평통은 이날 대변인 담화를 통해 "우리는 북남당국회담에 털끝만한 미련도 가지지 않는다"고 단호히 말해 향후 회담 재개 전망을 어둡게 했다.
우리 정부도 12일 통일부 당국자가 북측에 수정 제의를 하지 않겠다는 방침을 드러낸 상태라 남북관계는 당분간 냉각기를 피할 수 없을 것으로 보인다.
실제로 12일과 13일 양일간 판문점 연락채널로 시도한 세 차례의 시험통화는 북측의 응답이 없어 남북 간의 연락망도 단절된 상황이다.
이와 관련해 김용현 동국대 북한학과 교수는 YTN라디오 '전원책의 출발 새아침'과의 인터뷰에서 "일단은 냉각기가 좀 불가피한 부분이 있다"며 "남북이 서로 간에 불신이 일시적으로 강하게 작동을 하고 있다"고 전망했다.
한편 박근혜 대통령의 한반도 신뢰프로세스에 대한 비판적인 목소리도 대두되고 있다. 남북관계가 마치 롤러코스터를 탄 것처럼 급변하고 있음에도 정부는 '원칙'만 고수하고 있기 때문이다.
박 대통령은 임기를 시작하기도 전에 북한의 핵실험 강행으로 시험대에 올랐다. 이어 개성공단 중단 사태가 더해져 한반도 신뢰프로세스의 가동에 이목이 집중됐다.
그렇지만 박 대통령은 '신뢰'라는 단어가 무색하게 남북관계가 최악으로 치달았던 이명박 정부 때와도 별반 다를 것 없는 강경 일변도로 일관해왔다.
개성공단 정상화에 대한 의지를 보여주기는커녕 입주기업 피해 최소화에 방점을 찍는 행보로 최악의 경우 개성공단 폐쇄마저 불사하려는 모습이었다.
특히 기대를 모았던 한미정상회담에서도 윤창중 전 청와대 대변인의 전대미문 스캔들로 망신을 자초했고, 북한 최룡해 특사의 방중과 미중 정상회담 등 주변 여건으로 어렵사리 다가온 남북간 대화 국면도 수석대표의 '격'에 연연하다 스스로 걷어차고 말았다는 지적이 나온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