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스토마토 정해훈기자] 전국의 크라운베이커리 가맹점주들이 가맹사업 정상화 요구에 이어
크라운제과(005740)를 가맹사업법 위반 혐의로 공정거래위원회에 제소했다.
크라운베이커리가맹점주협의회는 20일 오후 서울 용산구 남영동 크라운해태그룹 본사 앞에서 기자회견을 열고, 본사의 각종 횡포와 불공정행위를 주장하며 이같이 밝혔다.
이날 협의회 소속 전국의 대리점주 총 43명과 참여연대 민생희망본부는 '가맹사업거래의 공정화에 관한 법률 위반'에 관한 신고서를 공정위에 제출했다.
제출된 신고서에는 주문시스템 변경, 케이크 배달 서비스 중단, 제품 축소와 미출고, 가맹점 양도 불허, 가맹계약 갱신 거절 등 혐의 내용이 포함돼있다.
안진걸 참여연대 민생희망본부 협동사무처장은 "한때 업계 1위였던 크라운베이커리가 현재는 60여개도 남지 않은 것으로 추산된다"며 "오늘 공정위 신고에 동참한 가맹점주가 43명이므로 연락이 닿은 거의 모든 점주가 참여한 것"이라고 말했다.
그동안 협의회는 일요일 배송을 중단하고 파주공장 폐쇄 후 품목을 외주생산(OEM)하는 등 본사의 정책들이 심각한 매출 손실로 이어지고 있으며, 이는 가맹사업을 사실상 포기하기 위한 단계라고 주장해왔다.
이에 따라 협의회는 본사에 가맹시스템을 정상으로 돌려놓거나 정상적인 절차에 의해 가맹사업을 철수하라고 지속해서 요구해 왔다.
유제만 가맹점주협의회 대표는 "담당소장과 지점장이 대리점을 방문하는 등 모든 내용을 대화할 기회는 얼마든지 있었다"며 "하지만 본사 측은 한 치의 양보도 없이 우리의 요구를 들어주지 않고 일사천리로 가맹점 고사작전을 진행하고 있다"고 지적했다.
그는 또 "매출이 있어야 매장이 존재하는 것인데, 이러한 상황에서는 도저히 견딜 수가 없다"며 "아무 말 없이 본사에 매장을 중단하겠다고 통보하고 빠져나가는 것이 가장 예쁜 점주가 되는 것"이라고 비판했다.
이창우 광주대점 점주는 "지난해 12월 크라운해태제과와 크라운베이커리의 합병 이후 지원을 강화하겠다고 약속했지만 이와 달리 영업사원들이 매장을 돌면서 폐업을 종용하는 일이 있었다"며 "개인적으로 공정위에 제소한 점주들이 있었으나 조사가 잘 이뤄지지 않아 공동으로 움직이게 됐다"고 설명했다.
아산음봉점을 운영하는 대리점주는 "지난 2월부터 승계를 원했지만 본사에서는 방침이 정해지지 않았다는 이유로 허용하지 않고 있다"며 "경제적 파탄뿐만 아니라 정신적으로도 피해를 보고 있다"고 토로했다.
이와 관련, 크라운해태제과 관계자는 "베이커리 사업의 회생을 위해 크라운베이커리를 합병했지만 매출은 여전히 부진하고 적자도 지속해서 발생하고 있다"며 "운영할수록 적자를 봐 파주공장을 폐쇄할 수밖에 없었고 이에 따라 주문제도도 불가피하게 변경했다"고 해명했다.
그는 "직원에게 가맹점의 폐점을 권유하도록 지시한 사실이 없고 그러한 소문도 보도를 통해 뒤늦게 알게 됐다"면서 "상황이 더 악화되기 전에 가맹점을 폐점해 손해를 줄이는 것이 낫다는 개인적인 의견을 피력했던 것 같다"고 말했다.
그는 이어 "가맹점주들의 기대에 부응하지 못하는 점을 안타깝게 생각한다"며 "사업부의 경영 정상화를 위해 자구 노력을 진행하고 점주들과 상생하는 방안을 모색하겠다"고 덧붙였다.
◇20일 서울 용산구 남영동 크라운해태그룹 본사 앞에서 크라운베이커리가맹점주협의회가 공정위 제소에 관한 기자회견을 개최한 가운데 유제만(가운데) 협의회 대표가 발언하고 있다. (사진=정해훈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