자영업 거품 빠지자..고용 `쪽박` 현실화

입력 : 2013-06-20 오후 5:54:46
[뉴스토마토 이상원기자]고용상황이 심상치 않다. 경기 침체가 장기화되면서 '미스매칭'이라는 비난을 받을 정도로 이해할 수 없는 호조를 보였던 고용지표도 거품이 빠지기 시작했다.
 
20일 통계청에 따르면 올들어 취업자수 증가폭은 1월과 4월을 제외하고는 모두 20만명대에 그치고 있다.
 
전년동기대비 취업자수 증가폭은 1월에 32만2000명에서 2월에는 20만1000명으로 크게 줄었고, 3월 24만9000명에서 4월 34만5000명으로 소폭 회복한 뒤 5월에 다시 26만5000명으로 떨어졌다.
 
고용률도 침체돼 있다. 월간 고용률은 지난해 10월 60.1% 이후에 11월 59.7%, 12월 58.3%, 올해 1월 57.4%, 2월 57.2%까지 하락했고, 3월 58.4%, 4월 59.8%, 5월 60.4%로 도토리 키재기를 계속하고 있다.
 
정부가 지난 3월 올해 경제전망을 수정하면서 고용률 전망치를 당초 64.7%에서 64.6%로 고쳐잡았지만, 2분기가 끝나가는 지금까지 60% 턱걸이도 힘겨워하고 있는 상황에서 목표를 채울수 있을지는 의문이다.
 
이대로면 5년후 고용률 70% 달성이라는 박근혜 정부의 국정목표는 더욱 어려운 상황이다.
 
◇자영업 붕괴가 취업자수 급감으로 이어져
 
이명박 정부 후반기 여론의 뭇매를 맞기는 했지만 장관의 입에서 '고용대박'이라는 단어가 나올 정도로 고용지표는 좋았다.
 
전기대비 취업자수 증가폭은 글로벌 위기 직후인 2010년 32만3000명에서 2011년에는 41만5000명으로 40만명대를 돌파했고 유럽재정 위기가 엎친데 덮친 2012년에는 전년보다 43만7000명이 더 늘었다.
 
경기와 고용의 미스매칭이 심각하다는 지적이 쏟아졌을 정도로 지표가 호조를 이었던 것.
 
문제는 고용의 질이었다.
 
청년취업자수는 제자리 걸음을 걷거나 오히려 뒷걸음 쳤고, 증가한 취업자수의 90%를 50대 이상인 장년·고령층이 차지했다. 이른바 베이비붐 세대의 은퇴시기와 맞물려 2011년 이후 자영업자수가 급증하면서 고용률 상승을 이끌었기 때문이다.
 
자영업자수는 2008년 597만명에서 2009년 571만1000명, 2010년 559만2000명으로 해마다 큰폭으로 감소했지만, 2011년 559만4000명으로 반등한 후 2012년에는 571만8000명으로 2009년 이전 수준으로 크게 뛰었다.
 
더 큰 문제는 '거품'으로나마 고용지표를 지탱해주던 자영업자가 지난해 하반기부터 다시 몰락의 길을 걷기 시작한 것이다.
 
자영업자 증가폭은 지난해 1월만 해도 19만명에 달했지만 10월에는 4만8000명, 11월 3만8000명, 12월에는 1만2000명으로 떨어졌고, 올해 1월에는 -2만1000명으로 감소세로 돌아섰다.
 
자영업자 증가폭은 이후 2월에도 -1만5000명, 3월에는 -4만8000명을 기록한데 이어 4월에는 -9만명, 5월에는 -11만7000명으로 급락하고 있다.
 
자영업자의 몰락은 업종별 취업자수 현황에서도 그대로 드러나고 있다.
 
자영업자 감소폭이 급증하기 시작한 지난 4월 도소매업은 -10만5000명, 교육서비스업은 -4만5000명, 예술·스포츠·여가관련서비스업은 -3만6000명을 기록했다.
 
도소매업은 전체 자영업자의 22%가 종사하는 업종이고, 학원 등이 대부분인 교육서비스업과 당구장 PC방 등을 포함한 예술·스포츠·여가관련서비스업종도 부진이 눈에 띈다.
 
5월에도 이들 업종에서는 도소매업 -3만6000명, 교육서비스업 -4만1000명, 예술·스포츠·여가관련서비스업 -4만6000명으로 취업자 감소가 계속됐다.
 
공미숙 통계청 고용통계과장은 "작년은 자영업을 중심으로 (취업자수 증가폭이) 굉장히 높은 상태였다"며 "올해 자영업은 기저효과가 사실 많이 반영됐다"고 설명했다.
 
지난해 쌓인 자영업 거품이 기저효과로 반영되면서 고용상황이 더 악화되고 있는 것이다.
 
소상공인진흥원 관계자는 "경기 회복이 늦어지니 소비가 침체되고, 수요 자체가 줄어드니 자영업자들의 폐업하거나 업종전환을 선택할 수 밖에 없는 상황"이라며 "개선책이 시급하다"고 말했다.
 
기획재정부 관계자는 "경기침체가 지속되면서 자영업자들이 다른 계층보다 더 충격을 크게 받고 있는 것이 사실"이라면서 "폐업 등에 따른 채무상환 부담을 줄이기 위해 사회안전망을 확충하고, 관련 모니터링을 강화하고 있다"고 말했다.
 
(그림=뉴스토마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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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상원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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