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스토마토 최기철기자] 성형수술을 하면서 그 수술방법이 환자가 원하는 모든 것을 충족시킬 수 없을 여지가 있을 경우 이를 설명하지 않았다면 설명의무 위반이라는 대법원 판결이 나왔다.
대법원 1부(주심 고영한 대법관)는 최모씨(24·여)와 최씨의 부모가 "설명의무를 위반함으로써 원치 않는 수술을 하게 됐다"며 성형외과 의사 황모씨를 상대로 낸 손해배상청구소송의 상고심에서 원고패소 판결한 원심을 깨고 사건을 서울중앙지법으로 되돌려 보냈다고 23일 밝혔다.
재판부는 "피고가 시술한 눈썹상거술은 눈꼬리가 올라가 있는 것을 개선하는 수술법은 아니고 쌍꺼풀라인을 좁히는데도 효과가 없는 것으로, 최씨가 원하는 결과를 낼 수 있는 시술법이 아니었으므로 피고는 이를 최씨에게 설명할 의무가 있었다"고 밝혔다.
이어 "그렇다면 피고로서는 환자에게 설명의무를 다했다고 볼 수 없는데도 진료방법의 선택에 있어서 피고가 재량범위를 넘었다고 볼 수 없다고 판단하고, 설명의무도 다 이행했다고 판단한 원심판결은 위법하다"며 "다시 심리하라"고 판시했다.
최씨는 2008년 5월 황씨가 운영하고 있는 서울 강남에서 쌍꺼풀 수술을 받았다. 수술 전 최씨는 병원 상담실장과 상담하면서 눈매교정을 하면서 쌍꺼풀라인을 좁히고 심하게 올라간 눈꼬리를 교정해달라고 요구했다.
이후 황씨는 최씨를 수술하면서 수술하지 않은 자연스러운 느낌을 주는 눈썹상거술을 시술했는데, 이 시술법은 최씨가 요구한 눈매교정에는 효과가 없었다. 그러나 황씨는 최씨에게 이같은 사실을 설명하지 않았다.
이후 최씨는 눈매가 전혀 교정되지 않고 오히려 수술을 잘못해 별도의 치료가 필요할 정도로 흉터를 남게 했다며 황씨를 상대로 총 6500여만원을 지급하라는 소송을 냈다. 그러나 1, 2심 재판부는 수술방법의 선택은 의사의 재량행위이므로 황씨에게 책임이 없다며 최씨의 청구를 받아들이지 않았다. 이에 최씨가 상고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