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홍명보 감독. (사진제공=대한축구협회)
[뉴스토마토 이준혁기자] 홍명보 감독이 2014 브라질 월드컵을 지휘할 차기 국가대표팀 사령탑으로 확정되면서, 새로운 '홍명보호'의 승선자 명단에 관심이 쏠리고 있다.
우선 오는 7월 20일 개막하는 동아시안컵에 출전하게 되는 선수들의 명단이 다음달 초 발표된다. 다만 이 대회는 국제축구연맹(FIFA)이 지정한 A매치 데이가 아닌 기간에 열리는 만큼 '홍명보의 아이들'로 불리는 구자철(볼프스부르크)·기성용(스완지시티)·김보경(카디프시티)·지동원(선덜랜드) 등이 소속팀 일정으로 빠진다. 그렇기에 주로 아시아권 활동 선수들을 시험하는 기간이 될 것으로 전망된다.
여론은 브라질월드컵 최종예선에서 극심한 '빈공'과 지나친 '뻥축구'로 일관한 공격력에 비판의 날을 세웠다. 그래서 홍 감독은 공격진에 매스를 들이댈 것으로 전망된다.
◇박지성-이동국-윤빛가람 이을 황태자는?
그동안 국가대표팀 출전선수의 면면을 보면 '1기 황태자'는 오랜 시간동안 중용됐다. 그래서 처음 국가대표팀을 맡은 홍명보 감독의 첫 선택에 많은 관심이 모아진다.
거스 히딩크 감독 시절에는 박지성(QPR)이 중용됐다. 히딩크 감독은 2001년 1월 치러진 노르웨이와의 경기에 당시 20살인 박지성을 후반 교체 투입하며 실험했고, 이후 박지성은 주전 자리를 꿰찼다. 특유의 성실함을 이어간 박지성은 히딩크 감독을 만난 이후 세계적 선수로서 성장했다.
조 본프레레 감독이 지휘봉을 쥘 시기에는 이동국(전북)이 돋보였다. 이동국은 본프레레 감독이 대표팀을 지휘할 약 1년 2개월동안 22경기에 출전해 11골을 기록했다.
이후 딕 아드보카트 감독 시절에는 조원희(우한 줘얼)·김동진(항저우)·이호(상주)가 중용됐고, 조광래 감독은 경남 시절의 애제자 윤빛가람(제주)을 아꼈다.
홍 감독의 '1기 황태자'로는 이명주(포항)과 박종우(부산)이 유력하게 전망된다. 최강희 전 감독을 통해 국가대표 데뷔했지만, '주전'으로 부르기는 미흡한 점이 있었다.
특히 이명주는 브라질월드컵 최종예선 당시 구자철과 기성용의 빈자리를 깔끔하게 처리해 국민들에게까지 믿음을 줬다. 구자철과 기성용이 중원을 구성할 후보로 유력하긴 하지만 장기 운영을 바라보는 홍명보 감독의 체제에 'K리그 신인왕' 출신의 이명주가 중용될 가능성은 결코 적지 않다.
이밖에 창의적 플레이와 리더십으로 FC서울을 이끄는 하대성 또한 유력한 후보. 황지수(포항)·이승기(전북) 등 A대표팀에서 제대로 기회를 잡지 못한 선수도 주목된다.
◇'캡틴박'은 귀환할까? 손흥민은?
'홍명보 감독이 가장 신뢰한 공격수'로 불리는 박주영의 거취도 주목된다. 홍 감독은 2010 광저우 아시안게임은 물론 2012 런던 올림픽에서도 박주영을 와일드카드로 발탁하며 '무한신뢰'를 선보였던 지난 과거가 있기 때문이다.
게다가 박주영이 병역논란을 겪으면서 최악의 시기에 놓여있을 당시에 "박주영이 병역을 기피하면 내가 대신 군대에 가겠다"는 초강경 발언까지 불사하며 박주영을 보호하려 노력한 홍 감독이다. 그의 귀환에 관심이 쏠리는 이유다.
박주영은 선배와 후배 관계는 물론 최근 불화 루머로 많은 이들의 구설에 오른 해외파와 국내파의 교류 역할을 맡을 선수로도 주목된다. 따라서 그의 복귀는 홍 감독이 적극 고려할 카드임에 틀림없다.
박주영과 함께 뛸 동료 선수로는 손흥민이 꼽힌다. '손세이셔널' 손흥민은 최강희 감독 체제에서 이동국에 가려진 선수였다. 다만 홍 감독 체제의 올림픽 팀에서 손흥민이 호출된 적이 없다는 점은 약점이다.
손흥민이 홍 감독의 신임을 얻기 위해서는 지금과는 많이 달라진 모습을 보여야 한다는 평이 많다. 부족한 수비 가담과 개인 위주의 플레이가 홍 감독이 손흥민의 발탁에 인색했던 이유이기 때문이다.
◇본프레레-최강희의 황태자 이동국은?
이동국을 최강희호의 황태자가 아니라고 의심할 이는 아무도 없다. 부진한 활약과 온갖 여론의 십자포화를 맞으면서도 이동국 출전 만큼은 지켜준 최 전 감독이기 때문이다.
그렇다면 이동국은 홍명보호에서도 계속 그 위치를 이어갈 수 있을까?
이동국의 미래는 다음 달 열릴 대회인 동아시아 대회로 판가름날 것으로 전망된다. A매치 기간 외에 열리는 대회인만큼 해외파 차출이 불가능하기 때문이다. 예비명단 50명 전원이 국내파로 선정되는 상황에서, K리그 최고의 공격수로 꼽히는 이동국이 제외될 이유는 없다.
이동국은 홍 감독과의 인간적 관계도 예나 지금이나 계속 원만한 것으로 알려졌다.
홍 감독은 이동국의 자서전을 통해 "한국 축구는 분명 이동국에게 빚을 졌다. 하지만 여전히 많은 팬들이 이동국에게 근거 없는 비난을 할 때면 안타깝다. 그는 존경 받아 마땅한 선수고 그의 마지막은 해피엔딩이었으면 좋겠다"는 발언으로 매우 강력한 지지를 보내기도 했다.
'비난받는 황태자'이던 이동국이 홍 감독의 바람처럼 '해피엔딩'을 맞을 수 있을 지 주목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