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스토마토 박수현기자] 2007년 남북정상회담 회의록 발췌본이 24일 국가정보원에 의해 공개되자 참여정부 출신 인사들은 새누리당이 제기한 '고 노무현 전 대통령 NLL 포기 발언' 의혹은 사실이 아님을 한목소리로 분명히 했다.
이재정 전 통일부 장관은 25일 평화방송라디오 '열린세상 오늘'과의 인터뷰에서 노 전 대통령의 "NLL은 바뀌어야 한다"는 발언이 'NLL 포기'라는 새누리당의 풀이는 "잘못된 해석"이라고 지적했다.
이 전 장관은 "바뀌어야 한다는 것은 현재 단계에서는 이 문제를 손댈 수 없다는 게 전체 맥락"이라면서 "단어 하나를 떼어 놓고 이야기하면 잘못된 것이 된다"고 경계했다.
이 전 장관은 이어 국정원이 공개한 발췌본은 "정확히 어떤 부분이 그렇다고 보긴 어렵지만 전체적으로 본다면 노 전 대통령의 발언을 오해할 수 있는 정도로 의도적인 발췌"라며 "노 대통령은 분명하게 NLL에 대해 손을 댈 수 없다, 그러니까 서해평화협력지대라는 대안을 만든 것"이라고 설명했다.
청와대 대변인을 지낸 천호선 진보정의당 최고위원은 "노 대통령은 군사안보적 불안 상태에 놓인 서해를 평화와 경제협력의 바다로 만들자는 입장"이었다며 "국정원이 공개한 발언은 안보지도를 평화와 협력의 지도로 덮자는 노 대통령의 평소 소신과 다를 게 없다"고 강조했다.
이는 발췌록에 적힌 노 전 대통령의 "안보·군사 지도 위에 평화·경제 지도를 덮자"는 말이 NLL을 포기한 것이라는 새누리당의 주장에 대한 반박이다.
천 최고위원은 "당시 합의한 서해평화협력지대는 단순히 공동어로를 넘어 해주와 강화를 이어 환태평양 시대로 가기 위한 원대한 구상까지 담고 있는 계획"이라면서 "하지만 국정원은 노 대통령이 NLL을 팔아먹었다는 식으로 대선 개입에 대한 여론을 호도하고 있다"고 비판했다.
그는 거듭 "공개된 발췌록에 있는 내용이 NLL을 포기하거나 양보한다는 뜻이라는건 억지"라면서 "NLL을 올리느니, 내리느니 다투며 한반도를 불안하게 하고 꽃다운 젊은이들이 희생하지 않도록 평화의 지도로 안보의 지도를 덮자는 공개적이고 공식적인 입장 그대로 임한 것"이라고 강조했다.
아울러 김경수 전 연설기획비서관과 박선원 전 통일외교안보전략비서관 등 노 전 대통령을 지근거리에서 보필했던 이들도 당시 노 전 대통령이 'NLL 포기 발언'을 한 적이 없다고 증언하고 있다.
김 전 비서관은 노 전 대통령이 남북정상회담 직후 김장수 전 국방부 장관에게 "내가 김정일 위원장한테 분명히 얘기했다. 그거(NLL) 지금 양보할 수가 없다, 지금 해결할 수가 없다고 분명히 얘기를 했다"는 말을 했다고 밝혔다.
박 전 비서관도 24일 언론에 NLL과 관련한 노 전 대통령의 입장이 담긴 당시 회의록과 비망록을 공개해 NLL 포기는 모함이라는 뜻을 밝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