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정원 사태 朴 첫 입장 다시보니..도둑이 제발 저렸나?

국정조사 실시 요청에 "내용 알지 못한다" 동문서답..박근혜 캠프 연관설 터지며 주목

입력 : 2013-06-27 오후 5:26:11
[뉴스토마토 박수현기자] 새누리당이 지난 대선 전에 이미 2007년 남북정상회담 대화록을 불법 입수했다는 의혹이 일파만파로 번지면서 박근혜 대통령의 국가정보원 대선 개입 사건에 대한 첫 입장 표명이 다시 한번 주목을 받고 있다.
 
박 대통령은 지난 24일 "(국정원이) 왜 그런 일을 했는지 전혀 알지 못한다. 대선 때 국정원으로부터 어떤 도움도 받지 않았다"고 말했다고 이정현 청와대 홍보수석이 전한 바 있다.
 
아울러 박 대통령은 "그래도 그런 문제가 있었다면 여야가 제기한 국정원 관련 문제에 대해서 국민 앞에 의혹을 밝힐 필요가 있다고 생각한다"며 "그러나 그 절차에 대해선 대통령이 나설 문제가 아니다. 그것은 국회가 논의해서 할 일"이라고 밝혔다.
 
당시는 여야가 국정조사를 합의하기 전으로, 사실로 확인된 국정원 대선 개입 사건에 대한 국조 실시 요구가 비등했던 시기다. 즉, 박 대통령에게 직접적인 여론의 비난이 일던 시기는 아니라는 얘기다.
 
박 대통령이 입장을 밝힌 그날 아침 청와대에 전달된 김한길 민주당 대표의 서한 내용도 박 대통령이 잘못했다고 비난한 게 아니라 국정조사의 필요성을 강조하는 내용이었다.
 
다시말해 박 대통령은 국정조사를 해야 한다는 요청에 자신은 '아무 것도 알지 못한다'고 대응한 것으로 당시에도 동문서답을 한다는 인상을 남겼다.
 
그러나  대통령의 첫 입장 표명인데다 핵심이슈였던 국정조사를 긍정하는 내용으로 해석돼 '나는 알지 못한다'는 앞 부분의 언급은 크게 부각되지 않았었다.
 
그런데 26일 박근혜 대선 캠프의 정상회담 대화록 사전 입수 의혹이 터진 이후 박 대통령의 앞부분 동문서답이 애초 이와 연관된 것이 아니냐는 분석이 나온다.
 
대선 전 이미 정상회담 대화록을 봤다는 김무성 의원의 고백이 터지며 자연스레 박 대통령을 비롯해 캠프 주요 인사들도 이미 대화록을 본 것 아니냐는 의혹이 일면서 박 대통령의 '나는 알지 못한다'는 답변은 본인에게 쏠리는 여론의 비판 지점을 잘못 판단해 정상회담 대화록을 봤을 수 있다는 의혹을 미리 부인하는 발언이었던 게 아니냐는 것이다.
 
또 문제가 되는 것은 국정원으로부터 어떤 도움도 받지 않았다'는 두번째 발언이다. 당시 여론은 박 대통령이 국정원의 도움을 받았다고 비난하지는 않았다. 그런데도 본인이 앞서서 국정원의 지원을 부인하고 나선 것이다.
 
이 발언 역시 국정원을 동원해 미리 대화록을 입수해 봤다는 의혹을 부인하는 발언으로 해석할 수 있다.
 
박근혜 캠프가 진작에 대화록을 돌려봤고 이를 당선을 위해 활용했다는 의혹이 더 커져 가면서 대선의 공정성 논란이 불거지는 가운데 박 대통령이 중국에서 돌아와 정국의 태풍으로 부상한 이 문제를 어떻게 풀어갈지 주목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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박수현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