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재현 회장, 부메랑 되어 돌아온 '檢'에 결국 무릎

각종 사건 연루돼 두차례 소환조사..사법처리 모두 피해
검찰, 오랜 동안 이 회장 관련 내사 진행해오다 결국 구속

입력 : 2013-07-01 오후 10:18:39
[뉴스토마토 최기철기자] 이재현 CJ(001040)그룹 회장(53·사진)이 특가법상 조세포탈과 특경가법상 횡령·배임혐의 등으로 1일 결국 구속 수감됐다.
 
이 회장이 검찰 수사선상에 오른 것은 사실상 이번이 세 번째다.
 
그가 처음으로 검찰에 소환돼 조사를 받은 때는 1997년이었다. 이 회장은 김영삼 전 대통령의 아들 현철씨가 기업들로부터 뇌물을 수수한 혐의로 대검찰청 중앙수사부에서 수사를 받을 때 소환조사를 받았다.
 
당시 이 회장은 제일제당 상무에서 부사장으로 자리를 옮기던 때로, 신분은 참고인이었다. 검찰은 이 회장이 재벌가로서 현철씨와 경복고 동문으로 각별한 사이였다는 점에 주목하고 수사를 진행했으나 사법처리까지 가지는 못했다.
 
 
이 회장은 2008년 다시 한 번 검찰의 표적이 된다. 그의 개인 자금을 도맡아 관리했던 CJ그룹 재무팀장 이모씨가 40여개의 차명계좌를 이용해 개인자금 수천억원을 관리한 정황이 재판과정에서 밝혀지면서다.
 
이 회장은 당시 자금이 할아버지인 故이병철 회장으로부터 상속받은 재산이라고 주장하면서 양도세 1700억원을 자진 납세해 국세청은 물론 검찰의 칼날을 피했다.
 
1년 뒤 이 회장은 다시 대검 중수부에 소환돼 조사를 받았다. 당시 ‘박연차 게이트’를 수사하던 검찰은 박 전 태광실업 회장의 청탁을 받고 천신일 세중나모그룹 회장이 세무조사 무마로비에 나선 의혹을 수사하고 있었다. 이 과정에서 천 회장이 CJ그룹의 세무조사 무마를 위해 로비를 벌였다는 정황이 포착된 것이다.
 
검찰은 이 회장을 참고인 신분으로 세차례 소환조사했으나 구체적인 혐의에 대한 사실관계를 밝히지 못했다. 그러던 중 노무현 전 대통령이 급서하면서 수사가 더 나아가지 못했다. 결국 이 회장은 무혐의 처분을 받으면서 검찰의 세 번째 칼날을 피했다.
 
그러나 그러는 동안에도 검찰 캐비넷에는 CJ와 이 회장에 대한 사건 기록이 쌓이고 있었다.
 
2008년 이 팀장 수사 때 이미 이번 수사의 단초가 된 이 팀장의 USB가 경찰을 통해 검찰 손에 넘어왔다. 또 2009년 당시 마무리 짓지 못한 이 회장에 대한 조세포탈 관련 의혹을 검찰이 잊지 않고 내사해 오면서 이번 수사까지 이어졌다. 이 회장이 그동안 피한 검찰의 칼이 부메랑이 되어 날아온 셈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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최기철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