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스토마토 정해훈기자] 남양유업 피해대리점협의회가 강력 투쟁 선언과 삭발 감행 이후 단식농성에 돌입한 지 보름이 되도록 본사와의 협상에 진전이 없자 정치권과 시민단체가 최후통첩에 나섰다.
피해대리점협의회와 민주당 을지로위원회, 전국을살리기비상대책위원회, 전국경제화국민본부 등은 3일 오전 서울 중구 남대문로 남양유업 본사 앞에서 이번 사태의 즉시 해결을 촉구하는 기자회견을 개최했다.
특히 이날 집회에는 최근 남양유업이 여직원들에 부당하게 대우한 것을 규탄하기 위해 서울여성회 등 여성단체도 참여했다.
협의회는 성명에서 "오늘 제출한 합리적인 최종안마저 거부한다면 각계각층은 중대한 결단을 내릴 수밖에 없다"며 "부디 남양유업든 정치권, 시민사회, 전국 중소상공인 당사자들이 단결해 전국적인 대응을 하지 않도록 수용하고 사태의 해결에 나서야 할 것"이라고 밝혔다.
이 자리에서 민주당 우원식의원은 "남양유업은 겉으로는 합의할 것처럼 하고 뒤에서는 딴소리를 하는 등 벌써 우리가 중재에 나선지 한 달 반이 넘도록 전혀 협상에 진척을 보고 있지 않다"며 "갑에 대한 전 국민의 규탄이 두렵지 않은지 참으로 분노스럽다"고 말했다.
우 의원은 "공정한 사회를 만들기 위해 반드시 남양유업 문제를 해결하고 넘어갈 것"이라며 "서로 막장으로 가지 않고 인권과 권리를 지킬 수 있도록 남양유업이 결단할 것을 촉구한다"고 전했다.
이창섭 대리점협의회 대표는 "대리점주들이 앞으로 있을 삶의 기반과 땀의 대가가 주어지는 환경이 될 때까지 절대 물러서지 않겠다"며 "다 같이 살 수 있는 사회가 되기를 기원한다"고 말했다.
류은숙 서울여성회 회장은 남양유업이 결혼 또는 임신한 여직원에 비정규직 전환, 퇴사 등을 요구한 사실에 대해 강하게 비난했다.
류 회장은 "수많은 여성이 남양유업의 소비자인데 어머니의 마음을 대신한다고 우유를 팔아먹고 있다"며 "여성의 일자리를 빼앗고 자영업자의 소중한 권리를 침해하면서 더는 사회에서 기업으로 살아남을 수 없을 것"이라고 주장했다.
이번 기자회견에 대해 남양유업 관계자는 "주문시스템 개선, 밀어내기 금지 등 협의회가 요구하는 대부분 내용을 수용했다"며 "남은 보상금 문제만 해결되면 협상을 마무리 지을 수 있을 것으로 본다"고 말했다.
◇3일 오전 서울 중구 남대문로 남양유업 본사 앞에서 열린 기자회견에서 우원식(왼쪽 네번째) 민주당 의원이 회사에 사태 해결을 촉구하고 있다. (사진=정해훈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