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공식 사과문 발표' 기성용은 어떤 처벌 받게 되나?

입력 : 2013-07-06 오후 1:55:54
◇기성용 막말 페이스북 파문. (이미지=기성용 '비밀 페이스북' 캡처)
 
[뉴스토마토 이준혁기자] 국가대표 미드필더 기성용이 자신의 에이전트를 통해서 사과문을 발표하며 자신의 잘못을 시인하자 징계 가능성이 거론되고 있다. 축구 대표팀 감독을 조롱을 섞어 비난하고 하대했으며 대표팀을 실업축구에 비유하는 등 저급한 내용의 글을 남기며 파문을 일으켰기 때문이다.
 
대한축구협회는 기성용(24·스완지시티)의 행위가 징계 대상에 해당하는 것인지 관계 부서가 관련규정을 검토할 계획이라고 6일 밝혔다.
 
협회 관계자는 뉴스토마토와의 통화에서 "선수가 의혹을 사실로 시인함에 따라 기성용의 징계 여부를 논의할 상황이 됐다"고 설명했다.
 
◇페이스북 계정의 진위여부, 본인 공식 사과문 발표로 논란 종결
 
기성용은 5일 네덜란드 전지훈련 캠프에서 작성한 사과문을 자신의 에이전트를 통해서 언론매체에 전했다. 소셜네트워크서비스(SNS)의 글이 공개돼 많은 비판을 받은 후 이틀만이다.
 
기성용은 5일 사과문을 통해 "바르지 않은 행동으로 많은 팬들과 축구 관계자에게 걱정을 끼쳐 사과의 말씀을 드린다"면서 "모두 저의 불찰"이라고 밝혔다.
 
이어서 "문제가 된 개인 페이스북은 1년전까지 지인들과 사용하던 계정으로 공개 목적은 없었다"라며 "이유가 어쨌든 국가대표팀 일원으로서 해서는 안 될 말들이 전해졌다. 머리 숙여 사죄한다. 치기 어린 제 글로 상처가 크셨을 최강희 감독님께도 사과의 말씀을 드린다"고 고개를 숙였다.
 
또한 "앞으로 축구에 전념해 팬들과 축구관계자들의 걱정을 불식시키도록 노력하겠다"며 짧은 사과문을 마무리했다.
 
최근 SNS에 올린 글이 문제가 됐던 기성용은 지난 2일 공개 트위터와 페이스북 계정을 폐쇄했다. 이후 4일 유명 축구 칼럼니스트를 통해 자신의 친한 사람과 '페친' 관계를 맺은 비공개 페이스북 계정의 존재가 알려졌고, 해당 계정의 저속한 내용의 글이 공개되며 비판의 도마 위에 올랐다.
 
이번 사건에 대해서 축구협회는 조심스러운 조사를 벌였다. 소속사인 아이비월드와이이드 관계자가 '기성용 사칭 페이스북 계정'이라고 주장했기 때문이다.
 
하지만 이같은 사칭 논란은 사과문 발표로서 종결됐다. 기성용에 대한 협회의 처벌 논의도 한껏 빨라질 전망된다. 실제 협회 관계자도 "(기성용의) 사과문이 올라오면서 진상조사는 자연스럽게 마무리됐다. 페이스북의 진위 여부와 글이 진상조사의 핵심 내용이었기 때문"이라고 밝혔다.
 
◇기성용. (사진=이준혁 기자)
 
◇기성용에게 적용 가능한 징계 조치는?
 
기성용이 쓴 것으로 확인된 페이스북 계정의 발언은 그 자체로도 운영규정 위반 사항이다.
 
하지만 기성용은 최근 불거졌던 한국 축구대표 선수단 불화설의 핵심 인물이란 추정으로 많은 축구팬의 십자포화도 함께 당하고 있다. 축구협회가 기성용에게 부과할 처벌 수위에 많은 관심이 쏠리는 이유다.
 
협회 징계규정 12조는 협회 또는 징계위원회가 필요하다고 인정되는 비위사실을 심의할 수 있다고 규정돼 있다.
 
또한 협회의 선수 징계 분류는 제명, 자격 정지, 출전 정지, 50만원 이상의 벌금, 경고 등 모두 5가지의 종류가 있다.
 
만약 자격정지로 결정될 경우 기성용의 2014 브라질 월드컵 출전은 좌절된다. 대표팀·축구인 명예를 떨어뜨린 선수의 출전정지 기간을 '최소 1년'으로 규정하기 때문이다. 월드컵 출전 기회가 막히는 것이다.
 
◇가장 중요한 변수는 홍명보 감독의 의중
 
기성용의 징계에 있어서 가장 중요한 번수는 홍명보 대표팀 감독의 의중일 것으로 보인다. 협회의 징계 수위에 따라 2014 브라질 월드컵 출전 관련 문제가 좌우되기 때문이다.
 
홍 감독은 A대표팀 사령탑으로서 출전선수 선발에 영향을 미칠 수 있는 사안에 대해 협회에 자신의 견해를 밝힐 수 있는 자격이 있다. 만약 홍 감독 본인이 월드컵 본선 운영 시나리오에 기성용을 포함시켰고 이에 대한 견해가 확고할 경우 기성용의 처벌 수위가 바뀔 가능성이 높다.
 
전에도 홍 감독은 자신의 의견을 적극적으로 밝힌 바 있다. 박주영이 지난 2012 런던올림픽 개막 직전 병역회피 논란이 일며 칩거에 돌입하자 "(박주영이) 군대를 안 가면 내가 대신 가겠다"고 박주영을 감싸며 그를 대표팀 선수로서 포함했다. 결국 홍 감독의 꽤 강한 의사에 여론이 돌아섰고 런던올림픽 동메달의 쾌거를 이뤘다.
 
다만 기성용의 현재 상황은 매우 나쁘다. 게다가 기성용은 홍 감독이 취임 기자회견 당시 밝혔던 '원 팀, 원 스피릿, 원 골(One Team, One Spirit, One Goal)'의 가치에 정면으로 위배되는 선수다. 30년 축구 선배이자 대표팀 사령탑을 비난하고 조롱했으며 불화설의 최중심에 서있다.
 
지난 4일 홍 감독은 최강희 전 대표팀 감독과 장시간 대화를 나눴다. 그리고 기성용의 사과문이 발표된 후 최 전 대표팀 감독은 기성용을 용서했다.
 
기성용이 과연 어떤 처벌을 받게 될지, 그리고 기성용의 홍명보 감독을 따라 브라질로 향할 것인지 많은 국민들의 관심이 집중되고 있다.
 
◇홍명보 감독은 지난 6월25일 취임 기자회견 중 '원 팀, 원 스피릿, 원 골(One Team, One Spirit, One Goal)'이라는 대표팀의 가치를 밝혔다. 이 가치에 정면 위배되는 기성용에 대해 홍 감독이 어떤 선택을 할지 주목된다. (사진=이준혁 기자)
ⓒ 맛있는 뉴스토마토, 무단 전재 - 재배포 금지
이준혁 기자
이준혁기자의 다른 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