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 여자골프의 전설'로 불리는 구옥희 프로가 10일 오후 일본 시즈오카현 골프장 숙소에서 심장마비로 별세했다. (사진제공=한국여자프로골프협회)
[뉴스토마토 이준혁기자] 10일 오후 일본에서 심장마비로 갑작스레 사망한 고(故) 구옥희(향년 57세)는 한국 여자골프 역사의 살아있는 전설이었다. 고인은 미국여자프로골프(LPGA) 투어 한국인 최초 우승과 제11대 한국여자프로골프협회(KLPGA) 회장을 맡으며 한국 골프의 오랜 발전의 토대를 닦았다.
고인은 만 19세의 어린 나이에 1975년 경기도 고양 123골프장에서 캐디로 일한 것을 계기로 골프채를 붙잡았다.
시작부터 골프에 특출났던 고인은 혼자 골프 스윙을 배웠고 1978년 5월 경기도 양주의 로얄컨트리클럽에서 처음 실시된 여자 프로테스트를 통과해 강춘자, 안종현, 한명현 등과 함께 프로선수가 됐다. 이때 회원번호 3번을 부여받게 됐다.
당시 한국에 여자프로골프 대회의 수는 적었다. 1978년에는 KLPGA 선수권대회 1개만 열렸고, 이후로도 한 시즌 대회 수는 총 5~7개에 불과할 정도로 드물었다. 하지만 구옥희는 1979년 쾌남오픈 우승을 시작으로 1980년 5승, 1981년 4승 등 국내 20승 위업을 이뤘다.
국내 무대를 어렵잖게 평정한 고인은 1983년 일본 프로테스트에 합격하면서 본격적으로 해외무대에서 활동했다.
고인은 1984년 일본에서 열린 미국여자프로골프(LPGA) 투어 시합에 일본프로 자격으로 참가해 3위를 기록했다. 이로 인해 자신감을 얻은 구옥희는 1985년 LPGA 퀄리파잉스쿨에도 전격 도전해 통과했다.
고인은 1988년 3월 LPGA 투어 스탠더드레지스터 대회 우승으로 '한국인 최초 LPGA 투어 우승'을 하기도 했다.
결국 국내 투어 20승과 해외 투어 23승 등 한·미·일 통산 44승을 거둔 고인은 지난 2004년 KLPGA 투어 명예의 전당 1호로 입회했다. 또한 지난 1994년부터 2010년까지 17년동안 KLPGA 부회장직을, 2011년부터 2012년 3월까지는 KLPGA 제11대 회장직을 역임했다.
한편 골프계는 한국 여자골프의 전설이 갑작스레 세상을 떠나자 비통에 잠겼다. KLPGA는 고인에 대한 장례일정 등은 고인이 일본에서 운구된 후 결정할 것이라고 밝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