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스토마토 명정선기자] 미국 연방준비제도(연준, Fed)의 양적완화 축소에 대한 우려로 올 상반기 글로벌 기업들의 인수합병(M&A)이 9년 만에 최저 수준을 기록했다.
14일(현지시간) 파이낸셜타임스(FT)등 주요 외신에 따르면 시장조사업체 딜로직은 올 상반기 글로벌 M&A 활동이 2004년 상반기 이후 최저 수준을 기록했다고 밝혔다.
크레디트스위스 역시 올 상반기 미국 기업의 M&A활동건수는 전년대비 4% 증가했지만 실제 타결된 건수는 같은 기간 20%감소했다고 밝혔다.
◇자료제공=딜로직
M&A는 기업들에 대한 투자 중 최고의 수익을 올리는 방법 중 하나로 꼽힌다.
역사상 최저 수준의 저금리 기조로 채권수익을 내기도 쉽지 않을 뿐 더러 주가는 오를 대로 올랐고 기업의 순익성장률은 기대만큼 나오지 않고 있기 때문이다.
실제 최근 크로거가 해리스 티터를 25억달러에 인수하겠다는 소식 이후 해당 기업의 주가는 큰 폭으로 상승했다.
이런 이점이 있는 M&A가 올 들어 위축된 이유는 무엇일까? 파이낸셜타임스(FT)는 미 연준의 양적완화 축소에 대한 우려 때문이라고 진단했다.
우선 금리수준이 정상화 됐을 경우 기업들의 자금 조달 비용 부담이 커진다는 것이 첫 번째 이유로 꼽힌다.
현재 기업들은 사상 최저 수준의 기준금리를 바탕으로 극히 낮은 수준의 부담을 안고 자금조달에 나서고 있다. 하지만 연준이 양적완화를 축소할 경우 금리가 오르게 되고 이로 인한 기업들의 자금조달 비용이 늘어날 수 밖에 없다.
한 사모펀드의 대표는 “연준의 출구전략 이후 시장에서 10년만기 채권금리가 어느 수준까지 오를지 모르는 상황에서 어느 누구도 M&A에 뛰어들길 원하지 않을 것”이라며 “나부터도 장기적으로 자본조달 비용이 어느 수준일지 가늠하기 어렵다”고 말했다.
여기에 최근 양적완화로 인한 증시 상승에 힘입어 기업들의 주가가 어느 수준까지 오른 점도 M&A의 매력을 떨어뜨리고 있다는 분석이다. 금리가 오르면 증시의 추가 상승 가능성이 낮아지며 기업들의 M&A이슈가 호재로 작용하기 쉽지 않다는 것이다.
불투명한 글로벌 경제전망에 대한 불안감도 투자를 위축시키는 요인으로 꼽힌다. 많은 기업들은 여전히 미국 경기회복에 대한 전망에 신중한 입장을 유지하고 있으며 최근에는 신흥국 경제가 급격하게 위축되는 양상이다.
마크 브래들리 DBO 파트너스 공동대표는 “전반적으로 글로벌 경제에 대한 투자자의 믿음이 확고하지 못하다”며 “이를 극복하기 위해서는 경제회복에 대한 믿음이 양적완화에 대한 우려를 압도해야한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