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FX데일리)버냉키 발언 이후 '달러 강세'

입력 : 2013-07-18 오전 8:30:23
[뉴스토마토 김진양기자] 벤 버냉키 미국 연방준비제도(Fed) 의장이 양적완화(QE) 축소 관련 발언 이후 달러가 강세를 나타냈다.
 
17일(현지시간) 뉴욕 외환시장에서 주요 6개국 통화대비 달러 가치를 나타내는 달러 인덱스는 전일보다 0.24% 상승한 82.84를 기록했다.
 
유로·달러 환율은 전날보다 0.29% 하락한 1.3125를 나타냈고, 달러·엔 환율은 전날대비 0.51% 상승한 99.60엔으로 거래됐다.
 
이날 시장을 움직인 것은 버냉키 의장의 입이었다.
 
버냉키 의장은 미국 하원 금융위원회 청문회에 출석해 "연준은 올해 안에 자산 매입을 축소하는 방안을 고려하고 있다"고 밝혔다.
 
다만 "이 같은 방침은 경제 성장 속도가 기대에 부합할 때를 전제로 한다"며 "경제 전망이 달라지면 통화정책의 방향도 변할 수 있다"고 언급했다.
 
버냉키 의장이 유동적인 통화 정책을 펼치겠다는 뜻을 밝혔지만 시장에서는 QE 축소와 관련된 불확실성이 다시금 높아진 것으로 판단했다.
 
이날 공개된 연준의 경제동향보고서인 '베이지북'에서도 "전반적으로 경제활동이 점진적이고 완만한 속도로 개선되고 있다"고 평가한 점도 영향을 줬다.
 
애쉬라프 라이디 시티인덱스 수석투자전략가는 "청문회에서의 발언은 경제가 지금의 확장세를 이어가는 한 출구전략이 올해 안에 시행될 것이란 종전의 입장을 반복한 것"이라고 평가했다.
 
브라이언 다인거필드 스코틀랜드왕립은행(RBS) 투자전략가는 "버냉키 의장은 통화 정책의 기본 방향을 바꾸지 않았다"며 "그의 발언을 어떻게 해석하는가에 따라 달러에 대한 수요가 달러질 것"이라고 전했다.
 
반면 이날 브라질, 멕시코 등 신흥국 통화는 달러에 대해 상승했다.
 
미국이 자산 매입 축소와는 별개로 초저금리 정책은 이어갈 것이라고 밝히며 상대적으로 금리가 높은 신흥국으로 자금이 이동한 까닭이다.
 
멕시코 페소는 달러대비 1.3% 오른 12.495를, 브라질 헤알은 1.2% 상승한 2.2261을 기록했다. 칠레 페소도 0.6% 오른 497.93으로 거래됐다.
 
앨런 러스킨 도이치뱅크 투자전략가는 "유로와 엔 등 선진국 통화와 달리 신흥국 통화는 다른 방향을 가르켰다"며 "미국의 국채 금리가 하락할 것이란 전망이 신흥국 통화 강세를 유도했다"고 진단했다.
 
이밖에 영국 파운드화가 눈에 띄는 움직임을 나타냈다.
 
유로에 대한 파운드 환율은 전일보다 0.6% 하락한 0.8628을 기록했다. 장 중에는 0.8614파운드까지 하락하기도 했다. 달러에 대해서도 0.4% 절상됐다.
 
이달 초 열린 통화정책회의의 의사록에서 정책위원들 전원이 양적완화 확대에 반대한 것으로 나타난 점이 파운드 강세를 견인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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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진양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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