남양 대리점이 부러운 '을'들..'갑' 횡포 여전

입력 : 2013-07-24 오전 10:09:29
[뉴스토마토 정해훈기자] 세상을 떠들썩하게 했던 남양유업(003920) 사태가 지난 18일 본사와 대리점협의회의 협상 타결로 마무리되면서 그동안 이어졌던 '갑을' 관계 개선이 기대되고 있다.
 
하지만 우월적 지위를 이용해 불공정거래 행위를 자행하고 있는 본사와 그에 따른 피해를 보고 있는 가맹점의 갈등이 여전히 남아 있다.
 
미니스톱가맹점주협의회, 전국을살리기비대위, 경제민주화국민운동본부 등은 남양유업이 협상 타결을 발표한 지난 18일 서울 서초구 방배동 미니스톱 본사 앞에서 불공정행위를 규탄하는 기자회견을 개최했다.
 
이들은 가맹본부에 불공정거래 행위의 근절을 위한 3불(不) 정책과 10대 요구사항을 전달했고, 이후 민주당 을지로위원회 의원들은 본사를 항의 방문했다.
 
이날 전달한 3불 정책은 불공정 계약 전면 개선, 불합리한 운영 시스템 개선, 불이익 및 차별행위 금지 등이며 10대 요구사항에는 가맹점주에게 공식 사과, 가맹계약서 전면 개선, 영업시간 자율적·탄력적 운영, 실태조사와 가맹점별 대책 수립 등의 내용을 담고 있다.
 
앞서 지난 10일 참여연대는 미니스톱가맹점주협의회와 공정거래위원회에 가맹본부의 불공정거래 행위를 고발하고 한국공정거래조정원에 공동분쟁조정신청을 했다.
 
◇편의점업계 불공정거래 행위 만연
 
세븐일레븐바이더웨이가맹점주협의회는 최근 가맹본사가 밝힌 500개 점포 무위약금 폐점 정책을 실질적으로 개선하라고 요구하고 있다.
 
이들은 실제 무위약금이 아닌 매출이익 수수료만 면제해주는 것으로 시설위약금과 각종 장려금으로 지원받은 금액은 모두 반납해야 한다고 주장한다.
 
또한 현재 가맹본사가 가맹점에 정산할 때 사용하고 있는 매가환원법이 실제 금액보다 1%~2% 정도 차이가 난다며 전국적인 실태조사를 벌이고 있다.
 
아울러 점포에서 운영하는 ATM기기를 롯데 계열사 제품으로 교체하면서 가맹점이 받는 수수료가 10분의 1 정도가 줄었다며, 일감 몰아주기 문제를 지적했다. 
 
협의회는 다음달 초 이러한 문제점을 밝히고 개선을 촉구하는 기자회견을 진행할 예정이며 롯데마트, 롯데월드 등 롯데재벌피해자모임과 협력해 행동에 나설 방침이다.
 
박정용 협의회 부회장은 "남양유업이 대리점주들과 합의에 나선 것은 매우 고무적이라 생각한다"며 "반면 세븐일레븐 본사는 언론플레이만을 펼치면서 무성의한 태도로 일관하고 있다"고 비판했다.
 
◇크라운베이커리 사업 철수 '논쟁'
 
사업 철수 여부를 놓고 본사와 가맹점의 갈등이 지속되고 있는 크라운베이커리 역시 사태 해결에 좀처럼 진전을 보이고 있지 않다.
 
이에 민주당 을지로위원회가 중재에 나서 지난 11일 본사와 크라운베이커리가맹점주협의회 관계자들이 참여한 단체 협상이 진행됐다.
 
하지만 이 협상은 본사가 협의회 관계자들의 대표성을 문제 삼으면서 실질적인 논의가 이뤄지지 않은 것으로 알려졌다.
 
협의회는 19일까지 전국을 돌며 가맹점주에게 받은 위임장을 정리해 본사에 제시하고 앞으로의 협상을 진행할 계획이다.
 
지난달 20일 협의회와 참여연대 민생희망본부는 가맹사업거래의 공정화에 관한 법률 위반 신고서를 공정위에 제출했다.
 
이후 본사는 기존 이틀 전 오후 12시까지 제품을 주문하도록 한 시스템을 하루 전 오후 5시까지로 변경하도록 개선했다.
 
이 개선에 대해 협의회는 이미 이탈한 고객을 돌리기에는 역부족으로 애초 주문할 수 있는 시간이었던 전달 오후 9시로 변경할 것을 요구하고 있다.
 
신규철 전국을살리기비대위 운영위원장은 "이번 남양유업과 대리점협의회가 체결한 상생협약안은 현행 대리점법보다 개선된 내용이 많다"며 "앞으로 본사와 가맹점의 합의에서 이러한 부분이 충분히 반영되기를 기대한다"고 말했다.
 
◇(사진=정해훈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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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해훈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