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스토마토 양예빈기자] 최근 심각한 저출산 문제가 한국 사회의 구조적인 불균형에서 야기된 것이라는 의견이 나왔다.
정부 관계자들은 고려대학교 경제연구소가 23일 고려대학교 정경관에서 주최한 인구포럼 토론에 참석해 이같이 의견을 모았다.
김숙자 여성가족부 가족정책과장은 "정부는 어린이집 지원에 초점을 맞추고 있지만 실제로 자녀 양육 부담이 가장 큰 시기는 자녀가 고등학교, 대학교에 갔을 때"라며 "대학등록금은 수천만원에 육박하는데다 좋은 대학을 나오지 않으면 30대 이상에서 삶이 불안정해진다"고 말했다.
한훈 기획재정부 전략기획과장도 "한국의 대학진학률은 지나치게 높다"며 "고졸로 취직한 뒤 다시 대학 공부를 시작해도 고졸이라고 인식하는 일부 사람들의 편견을 없애 야 한다"며 김 과장의 의견에 동의했다.
김 과장은 "우리나라는 고등학교, 대학교 학비는 물론이고 결혼 비용까지 부모가 다 부담해야한다"며 "자녀가 독립할 때까지 이렇게 많이 돈이 들어가는데 누가 아이를 낳느냐"고 반문했다.
이어 "노동시간도 굉장히 문제"라며 "장시간 노동에 매달려야하는 현재 기업 문화에서 아이를 낳고 기르는 것은 어려운 일"이라고 지적했다.
그는 "노동시간을 대폭 줄이고, 이로 인해 업무량이 넘친다면 채용인원을 늘려야 한다"고 덧붙였다.
◇23일 고려대 정경관에서 인구포럼에서 정부 당국자들이 토론하고 있다. 왼쪽부터 이재원 통계청 인구동향과장, 김숙자 여성가족부 가족정책과장, 이재용 보건복지부 고령사회정책과장, 한훈 기획재정부 전략기획과장.