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스토마토 최봄이기자] 신규주택 공급을 축소하고 기존 재고주택을 임대주택으로 활용하는 방안을 담은 '4.1대책 후속조치'에 시장 관계자들은 엇갈린 반응을 보이고 있다.
◇서승환 국토부 장관 4.1부동산대책 세부실행 방안 발표현장(왼쪽, 사진=뉴스토마토DB)
◇정부 '정책의지' 긍정적..미분양 해소 기대감
정부 발표를 긍정적으로 평가하는 쪽은 '정부의 정책 의지'에 주목한다. 박근혜 정부가 야심차게 내놓은 4.1대책이 단기 처방에 그쳤다는 비판이 일자 정부가 후속조치를 발표해 대응에 나서고 있는 점을 높이 샀다.
서울 서대문 Y공인 대표는 "실수요자들이 이번 정부가 부동산 시장 침체를 타개하기 위한 의지가 강하다는 쪽으로 판단한다면 취득세 인하가 어떻게 처리되는지 등에 따라 매수세가 움직일 수도 있을 것"이라고 평가했다.
미분양 해소에 대한 기대감도 드러났다. 경기도 파주 G공인 대표는 "고양풍동2지구가 해제되고 파주에 적체된 준공 후 미분양 물량을 전세주택으로 활용한다면 어느 정도는 활기가 돌 것"이라고 내다봤다.
◇인위적인 수급조절에 거부감..부작용 재현될까
반면 4.1후속대책의 실효성에 의문을 제기하는 의견도 다수 나왔다.
임성배 리얼에셋 이사는 "정부가 시장 상황에 따라 단발성 정책카드를 너무 많이 쓰다보니 수요자들 사이에서 학습효과가 생기는 것 같다"며 "현재 전세에 쏠려 있는 수요자들을 매수로 돌리기에는 시장 침체의 늪이 깊다"고 설명했다.
임 이사는 "또한 수요자들은 전체적인 수급계획보다는 한시 취득세 감면 등에 더욱 민감하게 반응하는데다 수급조절이 현장에 반영되기까지는 2,3년의 시차가 있어 큰 효과는 기대하기 어려울 것"이라고 덧붙였다.
일부 공인중개사들은 정부의 인위적인 수급조절에 거부감을 드러내기도 했다.
일산 L공인 관계자는 "매수심리를 짓누른 보금자리 주택의 악영향이 아직도 남아있다"며 "공급을 줄인다는 정부 취지에는 공감하나 인위적으로 주택시장에 손을 대서 또 부작용이 날까 두렵다"고 푸념했다.
◇미분양 전세주택 활용..자금력, 실현 가능성 관건
사업성이 우수한 단지만 신규공급이 가능하도록 보증심사를 강화하고 준공 후 분양하거나 임대주택으로 활용하면 저리 보증부대출 등 인센티브를 제공하는 방안도 실효성이 불확실하다는 의견이 제시됐다.
준공 후 분양을 해도 미분양이 해소될지 알 수 없기 때문이다.
노철오 알엠리얼티 대표는 "고분양가로 수요가 많지 않았거나 사업성이 떨어지는 단지들은 대책 이전에도 할인분양을 통해 꾸준히 악성 미분양을 소진해왔다"며 "정부가 밀어내기식 분양을 막는다고 하지만 할인분양은 시장가격 수준으로 가격을 조정하는 과정으로 이해할 수 있다"고 설명했다.
미분양 주택을 임대주택으로 활용하는 방안은 실현만 된다면 전세난 해소에 크게 도움이 될 수 있지만 실현 가능성이 불투명하다는 의견이 나온다.
노철오 대표는 "자금의 문제"라며 "SH공사가 장기임대주택을 공급할 때도 막대한 자금 부담을 감수하고 하는데 미분양주택을 임대주택으로 활용하려는 곳들이 과연 있을지 의문"이라고 덧붙였다.
임성배 이사는 "이 조치는 양날의 검이 될 것"이라며 "전세 초과수요는 해소되겠지만 매매시장은 여전히 침체될 가능성이 높다"고 진단했다.